논란에 휩싸인 정승원의 ‘역주행 세리머니‘. 사후 징계는 내려지지 않는다.

FC서울은 29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에서 대구FC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3승 2무 1패(승점 11)로 3위를 기록했다.

‘친정‘ 대구를 만나 1골 1도움을 기록한 정승원이다. 정승원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2분, 로빙 패스를 환상적인 가위차기 슈팅으로 연결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후 정승원은 문선민의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서울의 3-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다만 세리머니로 논란을 빚었다. 정승원은 동점골 직후, 대구 팬들이 위치한 원정석을 향해 달려갔다. 정승원은 대구 팬들을 바라보며 호응을 유도했다. ‘역주행 세리머니‘였다. 축구계에서는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거나, 과도한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 친정에 대한 예우를 지킨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한 측면에서 정승원의 역주행 세리머니는 곧바로 논란이 됐고, 세리머니 직후 서울의 부주장 김진수와 최준이 빠르게 달려가 정승원을 만류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구의 정치인이 강하게 항의하며 정승원과 충돌했다. 이후 양팀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고, 축구 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기 직후 양 팀 감독은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먼저 대구의 박창현 감독은 "동점 상황이었기에 굳이 그러한 세리머니를 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 서로 간의 동업자 정신이 있다. 물론 정승원은 현재 서울 선수이지만, 몸 담았던 팀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자제한다. 굳이 상대팀 팬들이 있는 곳으로 갈 필요가 없었다. 본인의 생각이 있었겠지만, 그 부분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정승원이 경기 도중 대구 팬들에게 많은 야유를 받았다. 골을 넣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러한 마음이 집중력을 끌어 올린 것 같다. 그 부분(세리머니)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정승원의 징계 가능성이 제기됐다. 프로축구연맹의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 규정에 따르면,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시 선수에게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전 정지,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서울의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유나이티드전 승리 직후 인천 관중들을 향해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후 물병 투척 사태가 이어졌는데, 이후 백종범에게 700만 원 제재금 징계가 내려졌던 것이 최근 사례였다.

다만 정승원의 세리머니는 사후 징계에 해당하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연맹은 정승원의 세리머니 자체를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하지 않았다. 직접적인 욕설 및 도발 행위 등이 없었던 점, 최준과 김진수가 정승원을 말리며 관중 소요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였다.

한편 정승원은 대구전 직후, 세리머니에 대해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 야유를 많이 듣나보니 대구 팬들에게 내가 이렇게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더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