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이닝 1실점' 벤자민, kt 개막전 승리 견인
- 출처:오마이뉴스|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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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일 LG와의 개막전서 6이닝 비자책 1실점 호투, kt 11-6 승리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t가 기분 좋은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1-6으로 승리했다. 1만8700명의 매진 사례를 기록한 시즌 첫 경기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며 화끈한 승리를 거둔 kt는 올 시즌 개막전 승리의 기세를 몰아 작년 정규리그 4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kt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강백호가 3회 솔로 홈런을 비롯해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1회 결승타와 함께 4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 kt가 LG의 에이스이자 작년 다승왕(16승) 케이시 켈리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LG타선을 6이닝2피안타 비자책1실점으로 틀어막은 kt의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의 호투 덕분이었다.
구단 역대 최고 에이스 쿠에바스의 대체선수
그리 역사가 길지 않은 kt의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디아블로스 로호스 델 멕시코)는 ‘구단 역대 최고‘라고 부르기 충분한 투수다. 2019년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와 함께 kt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쿠에바스는 KBO리그 첫 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1선발로 활약했다. 그리고 kt는 2019 시즌이 끝나고 알칸타라와의 동행을 포기하고 쿠에바스와 총액 10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했다.
2020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마리아치스 데 과달라하라)와 짝을 이룬 쿠에바스는 10승 8개 ERA 4.10으로 2019년에 비해 개인 성적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kt의 첫 가을야구였던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2020 시즌이 끝나고 kt와 1+1년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쿠에바스는 2021 시즌 도중 부친상을 당하며 9승 5패 ERA 4.12로 반등에 실패했다.
하지만 8월 말 팀에 복귀한 쿠에바스는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였다. 쿠에바스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2이닝 7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kt의 통합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kt팬들이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총액 11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4년째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된 쿠에바스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개막 후 2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초 한 두 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후 복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쿠에바스의 부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한 달이 넘도록 1군에 돌아오지 못했다.
아무리 팀 내 기여도가 높았던 쿠에바스라 하더라도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 외국인 투수의 재활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kt구단은 쿠에바스와의 이별을 결정했고 쿠에바스는 작년 5월 18일 LG와의 홈경기가 끝난 후 아내,아이와 함께 응원단상에 올라와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kt는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빅리그 2년 경력의 벤자민을 연봉 33만1000달러에 영입했다.
틀리지 않았던 이강철 감독의 선견지명
벤자민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의 빅리그 성적이 말해주듯 화려한 경력을 가진 외국인 투수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투구폼으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최고시속 148km의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3가지의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리그를 지배할 정도로 위력적인 투수는 아니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준수한 선발자원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벤자민은 작년 17경기를 모두 선발로 등판해 5승 4패 ERA 2.70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등판횟수에 비해 그리 만족스런 승수를 쌓진 못했지만 17번의 등판 중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안정된 투구내용이 돋보였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홀드 ERA 2.77의 좋은 투구를 선보이면서 실질적인 kt의 ‘가을 에이스‘로 활약했다.
kt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총액 130만 달러의 조건으로 벤자민과 재계약했다.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에서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진 벤자민은 시즌 개막이 한 달 이상 남은 2월 중순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일찌감치 kt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는 전성기의 양현종(KIA타이거즈)이나 더스틴 니퍼트처럼 팀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가진 에이스들만 받을 수 있는 대우로 KBO리그 풀타임 첫 시즌을 맞는 벤자민에게는 파격적인 대접이었다.
그리고 벤자민은 개막전의 눈부신 호투를 통해 이강철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작년 리그 다승왕 켈리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벤자민은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초 1실점도 포수 장성우의 패스드볼이 나오면서 내준 비자책점이었다. 탈삼진은 4개였지만 벤자민은 이날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올해 KBO리그에는 벤자민 외에도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를 비롯해 SSG랜더스의 에니 로메로와 커크 맥카티,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까지 총 5명의 외국인 좌완투수가 활약할 예정이다. 어떤 선수는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겠지만 또 어떤 선수는 부상이나 부진으로 시즌 중에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 벤자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개막전의 투구만 보면 벤자민은 전자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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