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다저스, 102년 만의 WS 재회... 관전포인트는?
- 출처:오마이뉴스|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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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2018 월드시리즈 24일 개막, LA 다저스 류현진은 2차전 등판 예정
1916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타이 콥, 베이브 루스가 한창 현역으로 활동했던 시기다. 이들은 이제 역사책이나 야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됐다. 그 해 슬럼프에 빠진 콥은 타율 .371로 부진(?)하면서 10년 연속 타격왕을 놓쳤지만 113득점과 68도루로 득점왕과 도루왕을 휩쓸었다. 당시만 해도 ‘투수‘였던 루스는 40경기에서 무려 23번의 완투를 기록하며 23승 12패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당시 루스가 이끌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브루클린 로빈스를 4승1패로 꺾고 통산 4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무려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브루클린은 1958년 캘리포니아의 LA로 연고지를 옮겨 다저스라는 팀으로 새 출발했다. 그리고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그리고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보스턴과 다저스는 한 세기를 훌쩍 넘긴 2018년, 10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재회한다.
투타 겸비한 막강한 전력의 보스턴, 기복 심한 불펜은 불안요소
1920년 베이브 루스의 이적과 함께 시작된 밤비노의 저주를 86년 만에 풀어낸 보스턴은 이후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추가하며 다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의 지위를 회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작년 시즌 45홈런 104타점을 기록했던 강타자 J.D. 마르티네스를 5년 1억 1000만 달러(한화 약 113억 원)에 영입한 보스턴은 정규시즌에서만 108승을 올리며 1912년에 기록했던 105승을 뛰어넘는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보스턴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운명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3승1패로 제압한 보스턴은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1패 뒤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루이스 서베리노(양키스), 저스틴 벌렌더, 게릿 콜(이상 휴스턴) 등 리그를 호령하던 기라성 같은 에이스 투수들도 보스턴의 불방망이를 견뎌내지 못했다.
보스턴의 최대강점은 역시 무키 배츠, 앤드류 베닌텐디, 마르티네즈, 잰더 보가츠로 이어지는 막강한 상위타선이다. 실제로 이 4명의 선수들은 정규시즌에서 무려 114홈런과 400타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챔피언십 시리즈 5경기에서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MVP에 선정된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의 ‘뜬금포‘도 무시할 수 없다. 손목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아웃된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2루 자리는 시즌 중에 영입한 빅리그 13년 차의 베테랑 이안 킨슬러가 메운다.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3.75)과 최소실점(647점) 3위에 빛나는 마운드도 견고하긴 마찬가지. 특히 크리스 세일과 릭 포셀로, 데이비드 프라이스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는 정규리그에서 45승을 합작했다. 여기에 지난 7월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네이선 이발디 역시 자신의 첫 가을야구에서 3경기 2승 ERA 1.88로 호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13승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가을야구 선발진에서 제외됐을 정도.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보스턴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역시 불펜이다. 보스턴 불펜에는 휴스턴의 콜린 맥휴나 밀워키 브루어스의 조쉬 헤이더처럼 실점 위기를 진압할 수 있는 특급 셋업맨이 없다. 여기에 통산 333세이브를 자랑하는 마무리 크렉 킴브럴마저 올해 가을야구에서 5경기 6.1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7.11)으로 흔들리고 있다. 불펜의 불안이 월드시리즈까지 이어진다면 알렉스 코라 감독이 세운 우승 시나리오는 커다란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 나서는 다저스, ‘30년의 한‘ 풀까
커크 깁슨의 극적인 대타 끝내기 홈런과 가을야구 42.2이닝 5자책(3승 ERA 1.05)에 빛나는 ‘불독‘ 오렐 허사이저의 역투가 인상적이었던 1988년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장면 중 하나다. 더불어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이기도 하다. LA라는 빅마켓과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 매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전력을 가진 다저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지난 29년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
박찬호가 있던 시절에도, 최희섭-서재응이 있던 시절에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다저스는 류현진이 속했던 작년 시즌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3년 연속 지구 최하위를 감수하며 착실한 리빌딩 작업을 진행한 휴스턴에게 3승 4패로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올해도 힘든 순위 경쟁 끝에 6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포스트시즌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밀워키를 꺾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휴스턴에게 1패 뒤 4연승을 거두며 비교적 쉽게 월드시리즈에 선착한 보스턴과는 달리 다저스는 밀워키와 7차전까지 가는 대혈전을 벌였다. 특히 7차전에서는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을 7회에 올렸고 9회에는 불과 3일 전에 선발 등판해 98개의 공을 던졌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 커쇼의 ‘가을징크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다저스는 체력적으로 커다란 부담이 쌓인 상태로 월드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다저스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밀워키의 강한 마운드에 밀려 7경기 팀타율 .223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3.3점에 불과한 아쉬운 득점력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고비마다 5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시리즈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7차전에서도 홈런 2방으로만 5점을 뽑으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홈런 2위(235개)에 빛나는 ‘거포군단‘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도 분명 보스턴 마운드를 크게 위협할 것이다.
디비전시리즈 7이닝 무실점 호투와 달리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7.1이닝 7실점(1패 ERA 8.59)으로 부진했던 류현진도 한국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선발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커쇼에 이어 25일에 열릴 2차전에 등판한할 예정이다. 류현진의 생애 첫 펜웨이파크 등판이다. 홈이 아닌 원경경기 등판은 다소 아쉽지만 류현진은 자신의 커리어에 아무에게나 쉽게 허락되지 않는 ‘월드시리즈 선발투수‘라는 타이틀을 추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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