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제의 돌풍' 용현지? 내일은 기둥으로! -②
출처:MHN스포츠|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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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김민아(이상 NH농협카드), 최혜미,김예은(이상 웰컴저축은행) 등이 현 LPBA판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면, ‘루키‘로 불리는 세대의 돌풍은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2001년 생 용현지(하이원리조트)는 만 19세였던 20-21시즌 후반부부터 프로로 전향해, 이제 4년 차를 맞이했다. 첫 데뷔 시즌에는 예선에서 두 번 떨어지고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간신히 64강에 발을 걸칠 정도로 애를 먹었다.

실력은 오래지 않아 금방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바로 다음 시즌인 21-22시즌 TS샴푸 챔피언십에서 곧장 프로 첫 결승에 오르며 LPBA판 최연소로, 최단기 결승행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선수가 전향 1년도 지나지 않아 결승에 오른 것은 PBA 최초 기록이다. 당시 그는 김세연(휴온스)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후로도 한번 더 8강에 오르고 16강을 두 번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대부분의 경기를 32강에서 주춤했던 22-23시즌이 지나자 23-24시즌에는 본격적으로 용현지의 시간이 찾아왔다. 2차 투어인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에서는 프로 두 번째 결승에 올랐다. 결과는 또 한번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는 해당 시즌 대부분의 대회에서 8강권에 이름을 올리며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 최고로 우수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지난 25일, MHN스포츠는 경기도 시흥 소재 연습장에서 김보미와 함께 용현지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인터뷰 1편에서는 현재 당구계 흐름에 대한 김보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용현지 역시 어느덧 프로당구의 6번째 시즌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나이는 어리지만 진입 연차는 짧지 않은 베테랑이다.

PBA와 본인의 성장을 돌아보았을때 어떤 점이 많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처음 넘어왔을땐 PBA를 조금 쉽게 생각했었다"며 "솔직히 ‘당구가 당구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따로 PBA 전용 볼이나 테이블 등으로 연습하지 않았고 초반 성적은 처참했었다(웃음)"고 운을 뗐다.

"그 이후로 실력 자체가 많이 늘었어요. 연습량이 연맹 시절에 비해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났거든요. (LPBA판은) 정말로 경쟁이 치열한 바닥이에요. 아마추어 시절에는 (우승은) 할 사람이 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위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에요. 연습량이 차이가 나고, 그리고 기본기요. 2점제 시스템이 있다보니 뱅크샷 연습을 엄청 했어요. 저도 조금, 소위 말하는 ‘정식‘으로 당구를 배운 케이스거든요. 그래서 원뱅크, 투뱅크 등을 잘 못 쳤는데 일부러 그 부분을 엄청 집중해서 배웠죠"

 

 

실력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는 다가올 시즌을 대비해 ‘멘탈 트레이닝‘에 주력하고 있었다.

용현지는 "제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 안 풀릴때 흥분하고 붕 뜨는 느낌"이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하는데 침착하지 못하면 볼의 템포가 빨라진다. 제 루틴을 최대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을 연습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따로 스승으로 둔 선수는 없지만, 함께 하는 선수들 모두가 그의 좋은 스승이다. 팀리그 멤버나 연인인 조명우(실크로드앤시티)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또 연습장에 상주할 당시 종종 방문하던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휴온스)과 현재는 PBA를 떠난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와의 교류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용현지 역시 PBA 정착과 거의 동시에 팀리그에 입문했다. 21-22시즌 TS샴푸 소속으로 시작해 두 시즌을 뛰고, 이후 팀 해체로 인해 신생 하이원리조트로 인수됐다.

그는 팀리그에 대해서 "팀리그도 사실 따지고 보면 혼자 치는 것이지만, 승리할 때 와 닿는 감동이 다르다"며 "내가 이겼을때 함께 기뻐해주고, 졌을때 슬퍼해주는 사람이 뒤에 있다. 개인전과 팀전의 감동은 확실히 다르다. 특히 극적으로 이겼을 때 더욱 그런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만 최근에는 팀 리더를 잠시 떠나보내(?)는 상황을 맞이했다. 23-24시즌 PBA 전향과 동시에 하이원리조트의 리더를 맡은 이충복이 개인투어 예선 전판 탈락하며 큐스쿨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1부 투어로 복귀했지만, 팀 복귀는 미지수인 상황.

용현지는 "우리 캡틴(이충복)도 PBA에 처음 오셔서, 아마 당구인생 수십년 동안 한번도 느껴보시지 못한 감정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다. 그런데 적응기간이 좀 길어졌을 뿐이다. 또 몸이 아프셨을 때가 있었고 팀리그 중반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맞이하셨다. 너무 안타까웠는데, 곧 돌아오시지 않을까 하고 바란다"며 주장에 대한 끈끈한 격려를 표했다.

 

 

앞서 김보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본지는 여자부 프로당구판과 스토브리그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LPBA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지켜본 용현지도 마찬가지로 본인의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용현지 역시 "사실 예전에는 팀리그도 (여자선수에 한해서) 외모 등 화제성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적인 요소만으로 팬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걸 알고 실력 위주로 선발하는 추세인 것 같다. 팀원들과 실력 격차가 나면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가 적어진다. 그런 방향은 선수 입장에서도 자존심이 매우 상하는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똑부러지는 답변을 전했다.

짧디짧은 세 달 가량의 프로당구 비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재충전을 마친 용현지도 김보미도 다가올 시즌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에서 더 나아진, 더 올라선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인터뷰를 마친 두 사람은 지켜보는 당구팬들에게 "늘 응원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다가올 시즌에는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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