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에 더 강한 ‘재활공장장’… “감독 커리어 생각한 적 없어”
- 출처:국민일보|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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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우승’ 포항 김기동 감독
줄부상 속 선수 재기 도우며 분투
사령탑으로 첫 트로피 거머쥐어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10년 만에 FA컵 정상을 탈환했다. 위기에 강한 사령탑 김기동 감독이 올 시즌 유독 부침이 많은 팀의 중심을 단단히 잡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FA컵 2023 결승전에서 4대 2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찬희, 제카, 김종우, 홍윤상까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고루 골문을 열며 ‘몰수패 악연’으로 얽힌 전북을 무너뜨렸다. 이날 승리로 FA컵 최다 우승 타이기록(5회)을 세운 포항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확보했다.
우승을 이루기까지 무엇보다 김 감독의 역할이 컸다. 김 감독은 선수와 코치, 사령탑으로 20년 가까이 포항과 함께한 터줏대감이다. 선수 생활 시작과 끝을 모두 포항에서 맺어 명예의 전당 ‘최초 13인’에 이름을 올렸고, 지도자 생활 대부분을 포항에서 지냈다.
특히 부상, 이적 등으로 선수 이탈이 잦았던 포항이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다. 매 시즌 주축 선수들이 다치거나 다른 팀으로 떠나며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전술을 짜고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에 기회를 부여하며 팀을 지켰다. 부상당한 선수들 역시 세심한 트레이닝으로 재기를 도와 ‘재활공장장’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올 시즌엔 유독 위기가 많았다. 중원을 지켰던 오베르단과 측면 공격수 완델손, 현재 리그 내 최다 도움(8회)을 달리고 있는 백성동까지 부상으로 잃으며 팀이 흔들렸다. 정재희, 김용환 등 주전급 선수들도 줄부상을 당해 가용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재활공장장’의 면모는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뒤 부상으로 석 달 이상 결장했다가 돌아온 김종우를 선발로 내보냈다. 감독의 믿음에 선수는 완벽히 부응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2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넣은 김종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지도자로서 첫 트로피를 따낸 김 감독은 “꿈꿔왔던 순간”이라며 기쁨을 드러내면서도 “감독을 하면서 커리어를 생각하고 오진 않았다. 여전히 선수들과 좋은 축구를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 특유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은 초임 감독 시절부터 엿볼 수 있다. 2019년 데뷔전 승리로 팀의 연패 사슬을 끊었던 김 감독은 2020년엔 포항을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놓았고, 2021년엔 AFC ACL 준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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