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언컨대, 이정후는 만나온 선수 중 NO.1" 빅리거 출신 야생마의 호언장담
- 출처:스포츠한국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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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커리어에서 봐온 선수 중에서 단언컨대 넘버원이라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다."
동료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말 중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두 영웅 야시엘 푸이그(32)와 이정후(24)가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나눈 덕담이다.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푸이그가 이정후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키움은 지난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LG 트윈스와의 4차전에서 4-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KS)행 티켓을 획득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키움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수많은 영웅들이 들고 일어나 너도나도 KS 진출에 공을 세웠지만, 그중에서도 키움 타선을 이끄는 일당백 듀오 이정후-푸이그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정후는 이번 PO에서 16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을 남기면서 타율 5할을 마크했다. 출루율을 5할2푼9리, 장타율은 9할3푼8리에 다다른다. OPS가 무려 1.467에 육박한다. 정규시즌 타격 5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KBO리그 최고의 타자의 품격이 고스란히 가장 중요한 가을무대에서 드러난 결과였다.
그리고 올시즌 이정후와 단짝으로 거듭난 푸이그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그는 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타율 4할6푼2리, 출루율 5할8푼8리, 장타율 9할2푼3리로 OPS 1.511을 찍었다. 이정후와 푸이그 모두 스몰샘플이기에 이 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지만 단기전에서 이렇게 눈에 띄는 활약을 남길 수 있는 것도 선수에겐 꼭 필요한 능력임이 분명하다.
이 활약을 인정 받은 이정후는 PO 시리즈 MVP를 수상했고, 푸이그는 시리즈를 결정짓는 4차전에서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등 전타석 출루, 멀티 타점 그리고 결승점을 내는 시원한 솔로포까지 이어지는 맹활약으로 데일리 MVP를 따냈다. 두 선수만 보고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키움이다.
경기를 마친 두 선수는 나란히 수훈 선수 인터뷰에도 임했다. 그리고 서로 최고의 찬사를 주고받으면서 올시즌 최고의 듀오이자 절친으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정후는 푸이그에 대해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저보다 커리어도 훨씬 많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선수"라며 대선배 푸이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이그가 본인이 팀에서 베테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조언도 많이 하고 팀 사기도 끌어올리는 파이팅도 불어넣어준다. 이정도 커리어를 갖춘 선수가 이렇게 해주니 선수들도 같이 분위기를 타는 것"이라며 푸이그의 존재감에 대한 칭찬을 한바탕 늘어놓았다.
푸이그도 이에 대해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푸이그는 "단언컨대 이정후는 KBO리그 최고의 선수다"라는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어 "이정후는 충분히 메이저리그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타석에서 선구안도 엄청나고 모든 구종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최고의 외야 수비 능력도 보여주기에 최고의 선수가 말할 수 있다"며 연신 단짝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여태까지 커리어를 쌓으며 만나온 선수 중 단언컨대 넘버원이라고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힘줘 말하며 옆에 앉아있는 이정후의 입을 씰룩거리게 만들었다.
두 선수의 ‘찐친 케미‘는 시즌 초반부터 화제였다. 경기중 서로가 좋은 플레이를 하거나 홈런을 치는 장면이 나오면 항상 가장 먼저 합을 맞추며 세리머니를 진행하는 모습이 중계를 자주 탔다. 뿐만 아니라 본 경기 전에 몸을 풀 때도 언제나 착 달라붙어 장난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푸이그는 특히 두 선수가 홈런 이후 함께하는 세리머니에 대해 "스프링 캠프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세리머니다. 처음에는 이정후가 타이밍을 못 맞춰서 멋이 안났는데 시간을 거듭할수록 합이 잘 맞고 있어서 완벽한 세리머니가 나오는 중"이라며 이정후를 비롯한 취재진을 한바탕 웃게 만들기도 했다.
오가는 농담과 찬사 속에서 두 선수의 농도 짙은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보여주고 있는 두 외야수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기에 키움이 ‘언더독‘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자리까지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최고의 듀오는 이제 동료들과 함께 최종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내달린다. 이정후는 커리어에서 개인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이뤄가고 있는 ‘역대급 타자‘가 됐지만 아직 팀의 우승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푸이그 또한 빅리그 LA 다저스에서 활동하던 시절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두 선수는 이제 그 갈증을 해소하러 인천으로 떠난다. 과연 영웅 군단의 드라마가 둘의 바람대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은 다음달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그 막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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