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벤 고란 에릭손(73)이 과거 북한이 자신에게 로비를 시도했던 일화를 전했다.

최근 BBC 라디오5의 ‘기이한 스포츠 범죄‘라는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에릭손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북한에 방문했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당시 노츠 카운티 단장이었던 에릭손은 그를 고용해준 러셀 킹과 함께 북한을 찾았다. 애초 에릭손은 방문을 원하지 않았으나 북한 방문이 노츠 카운티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러셀 킹의 권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에릭손은 "북한은 내가 FIFA 위원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공이나 축구화를 원하는 줄 알고 당연히 긍정적으로 대답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쉬운 조를 원한다면서 조 추첨 조작을 부탁했다"라고 충격적 사실을 털어놨다.

에릭손은 "나는 그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불가능할뿐더러 시도하는 것 자체가 범죄다‘라고 대답했다"라고 떠올렸다.

더욱 놀라운 건 북한의 반응이었다. 에릭손은 "그래도 북한은 내가 조작할 수 없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단지 내가 개인적으로 원하지 않아 안 한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북한에 초대된 이유가 바로 이것(조작 부탁) 때문이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벌이었을까. 북한은 44년 만에 진출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대륙을 대표하는 강팀들과 한 조에 편성됐다. 물론 결과도 참담했다. 첫 경기 브라질에 1-2로 패하며 의외의 선전을 펼쳤으나 포르투갈에 0-7 대패, 코트디부아르에 0-3으로 패하며 3전 전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