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날이 나왔다.

29일(한국시간) 펼쳐진 유로 2020 16강 2경기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첫 경기는 스페인과 크로아티아의 경기였다. 두 팀이 조별리그에서 보인 경기력과 결과들을 고려하면 지루한 공방전을 펼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득점도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였다. 모두 공격진 파괴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망과 완전히 달랐다. 총 8골이 나왔다. 시작은 전반 20분 나온 어이없는 자책골이었다. 페드리 후방 패스를 우나이 시몬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고 그대로 스페인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스페인은 파블로 사라비아,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페란 토레스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3-1로 앞서갔다.

패배 위기에 몰린 크로아티아는 막판 대반격을 펼쳤다. 후반 40분 ‘K리그 출신‘ 미슬라프 오르시치가 만회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 오르시치 패스를 받은 마리오 파샬리치가 극적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 크로아티아는 기회를 잡았지만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 미켈 오야르사발이 득점을 뽑아냈고 결국 경기는 5-3으로 끝이 났다.

다음 경기는 프랑스, 스위스 대결이었다. 프랑스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챔피언이자 전력상으로 볼 때 우승후보였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했다. 스위스도 그라니트 자카, 세르단 샤키리와 같이 기량 좋은 선수가 많았지만 프랑스에 명함을 내밀 수준은 아니었다.

스위스는 전반 15분 하리스 세페로비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카림 벤제마에게 2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30분 폴 포그바의 환상적인 득점이 나오며 프랑스가 완전히 승기를 잡은 듯 보였다. 그러나 세페로비치가 1골을 추가했고 종료 직전 마리오 가브라노비치가 동점골을 만들며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가 펼쳐졌는데 스위스가 5-4로 이겼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언급된 2경기를 두고 "마법 같은 월요일이다. 2경기에서 무려 14골이 나왔다. 이미 지난 4경기에서도 여러 인상적인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이번 2경기에선 대량 득점 속 대서사시와 유로 최고의 경기가 동시에 발생했다. 유로 역사상 최고의 날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