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노 쇼‘ 사태에 대한 법원 판결에 영국 현지 매체도 관심을 가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5일(한국시간) "한국 팬들은 호날두가 경기에 뛰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는 지난해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친선전을 가졌다. 유벤투스라는 거함이 국내에 온 것도 기대를 모았지만, 가장 크게 이슈가 된 것은 역시 호날두였다.

주최측(더 페스타)은 ‘호날두가 최소 45분 동안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 국내 팬들은 호날두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기대와 설렘이 분노로 바뀐 건 한순간이었다.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고, 끝내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이는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모씨 등 관중 2명은 호날두가 반드시 출전한다는 주최사의 광고는 허위·과장에 해당해 티켓값 등을 환불받아야 한다며 1인당 107만1천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말 손해배상 소장이 법원에 접수된 이후 같은 해 12월과 지난달 잇따라 변론기일이 열렸고, 이날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공판을 진행한 인천지법 민사51단독 이재욱 판사는 4일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 판사는 더페스타가 이씨 등 관중 2명에게 티켓값과 위자료 등 각각 37만 1천원을 지급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BBC는 "정신적 고뇌에 대한 보상금이 30만원에 해당한다. 더 페스타는 이익을 위해 호날두 팬들을 이용했다. 호날두 팬들에게 이 사태는 평생 존경하고 응원했을 선수를 잃은 것과 같다"라며 원고측 대리인 김민기 변호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경기 입장권은 3분도 안 돼 매진됐다. 분노한 팬들은 경기장에서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외치쳤다"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에 계약 위반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냈다"라며 구체적인 상황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