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이기면 산다.

올 시즌 내내 ‘경(남)제(주)인(천)‘, ‘인경제‘, ‘경인제‘, ‘제경인‘ 등 이름을 바꾸며 이어온 역대급 생존경쟁이 결국 마지막까지 왔다. 올 시즌 K리그는 최하위가 자동 강등되고, 11위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자동 강등팀은 결정이 났다. ‘K리그 원년멤버‘ 제주다. 제주는 지난 37라운드에서 수원에 2대4로 역전패하며, 마지막 38라운드와 상관없이 강등이 확정됐다.

라이벌 한 팀을 수렁에 몰아넣은 인천과 경남의 시선은 이제 단 한 자리, 살아남을 수 있는 10위로 향한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만난다. 인천과 경남은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를 치른다. 인천은 승점 33, 경남은 승점 32, 단 1점차다.

‘심플‘하다. 이기는 팀이 살아남는다. 물론 인천은 비겨도 10위를 지킬 수 있지만, ‘비겨도 된다‘는 승부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선언했다. 인천은 경기 이틀 전 창원에 입성한다. 추가 비용이 들지만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격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당초 5대로 예정된 원정 응원버스가 무려 16대로 늘어났다. 협력 업체는 물론 선수들의 지원까지 받아 640여명의 응원단이 동행하기로 했다. 홈팀 경남 역시 올인이다. 선수들에 응원을 보내줄 팬들을 최대한 경기장으로 모으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경기 분위기를 감안, 많은 팬들이 화답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이번 라운드에서 생존을 확정짓겠다는 각오다. 인천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유상철 감독에게 승리를 안기자는 각오가 대단하다. 유 감독은 지난 19일 췌장암 4기 투병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유 감독은 인천의 잔류가 확정될때까지 벤치에 앉겠다고 선언했다. 인천 선수단은 유 감독이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경남도 뒤지지 않는다. 이미 강등을 맛본 바 있는 경남은 승강 플레이오프가 주는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다. 올 시즌 내내 어수선했던 팀분위기가, 마지막 한경기에서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승부의 열쇠는 역시 외국인 킬러가 쥐고 있다. 승리해야 하는 경기인만큼 골이 중요하다. 인천은 무고사, 경남은 제리치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고사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인천의 무서운 뒷심을 이끌고 있다. 초반 부진했던 무고사는 어느새 14골이나 넣었다. 주변을 살려주는 어시스트 플레이까지 빛나고 있다. 후반기 영입돼 경남의 핵심 공격수 역할을 하고 있는 제리치는 지난 성남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13골을 기록 중이다. 제리치 중심으로 공격전술을 새로 짠 경남은, 제리치가 터져야 이긴다.

이 한판으로 죽느냐 사느냐 가 결정된다. 과연 운명은 누구에게 미소를 지을지. 이제 피말리는 결전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