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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의 축구는 '태주·서아' 전후로 나뉜다
출처:스포탈코리아 |20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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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깐이었다. 정대세(32)가 딸 서아의 돌을 기념해 딱 며칠 한국땅을 밟았다. 시즌 종료 후에는 회복 운동으로 빠듯했고, 짧은 휴식기 동안엔 내년 시즌 준비에 몸과 마음이 달았다.

"어색하네요". 1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정대세가 소회를 전했다. 자동차 운전대 방향부터 반대라 헷갈리는 게 한둘이 아니란다. 이내 친정 팀 수원 삼성 얘기를 꺼냈다. "올해 참 힘들었는데, 마지막에 성과를 냈잖습니까?"라며 애정을 표했다.



표정은 밝았다. 홀가분한 마음에 말 한마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 팀 시미즈 에스펄스는 J1(1부 리그)으로 복귀했고, 본인은 득점왕 영광을 맛봤다. 여기에 둘째까지 얻은 2016년은 여러모로 완벽했다.



7경기 연속 골 포함 총 26득점. 압도적 차이로 J2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월간 MVP로도 빛났다. 이미 7월, 10월 영예를 누린 정대세는 11월 4경기 3골로 또다시 상을 떠안았다. 한 시즌 세 차례 수상은 J2 역사상 없었다. 시즌 최종전에서는 도쿠시마를 상대로 결승골을 도와 승격을 견인했다.

기념할 게 많은, 성공적인 시즌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정작 정대세는 "너무 힘들었습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훈장처럼 남은 요소를 조목조목 들어 반문하자, 자세한 설명을 내놨다. 파격(破格). 기존의 틀을 깨고 나와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했다.

"수원에서 하던 대로 하면 시미즈란 팀을 이끌 수가 없었습니다. 수원은 (염)기훈 형이 1강 아닙니까(웃음). 제가 활약을 못해도 기훈 형이 다 해줬어요. 또, 실력 있는 다른 선수들이 해결했고요. 시미즈도 좋은 팀인데, 홀로 책임질 게 너무 많았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했죠. 공수 전환 템포가 빨라지면서 앞에서부터 수비를 더 해야 했고. 지금까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어요. 골만 넣는 게 아니라 공격적으로 동료를 돕는 부분, 수비에 가담하는 부분에서도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죠"

정대세는 이제야 지난날의 고달픔을 털어놨다. 승격에 실패했다면 계속 묻고 가야 할 얘기였다. 2015 시즌 도중 1부 리그 잔류 목적으로 정대세를 데려온 시미즈는 얼마 안 돼 카츠미 감독을 내보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정대세도 뚜렷한 임팩트까지 남기지는 못했다. 이윽고 강등. 고액 연봉자로서 먹어야 할 눈칫밥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대세는 의외의 얘기를 꺼냈다. 실은 강등을 예상하고도 이적을 감행했다는 것.

"솔직히 시미즈가 강등된 걸 알고도 갔어요. 혼자라면 안 그랬을 텐데, 나이가 들고 가족이 생기니까 연봉 외 계약 조건 연(年)수도 보게 되더라고요. 일본은 여름이 진짜 무덥거든요. 오랜만에 가니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팀 조직이 무너져 수비는 안 되지, 팀에 대한 헌신은 다들 부족하지. 13경기 4골이 나쁜 수치는 아니었어도, 강등을 떠올리면 별로였습니다. 올해는 연속 골을 넣다 보니 또 다른 부담이 생겼어요. 주위에서는 우리를 칭찬했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여유가 없었고요. 다행히 이상할 만큼 운이 따랐습니다. 지는 경기를 승리로 바꾼 것도 세 번인가. 강등되더라도 1년 뒤 다시 올라가면 된다는 낙관적 생각으로 시미즈에 갔는데, 진짜 그렇게 돼 묘하네요"



정대세는 잘 운다. 욕심이 많아서란다. 이루지 못한 결과가 분해서, 자기 자신에 실망해서 그렇단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조금 더 잘하고 싶어 온 힘 다해 짜낸 의지의 결정체였다. 한 시즌에 3~40골도 넣고, 득점왕도 되고 싶었다던 그 말이 애잔하게 들렸다. 어떤 구단이라도 원하는 그런 만능 공격수가 되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게 본인 평가다.

"성격이 소심해 축구 외 다른 걸 할 수가 없었어요. 어렸을 때는 땡땡이도 쳐봤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은 그 시간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가 사실 문제는 많이 일으켰어도, 축구만큼은 절대 부정하게 하지 않았거든요(웃음). 그런데 제 자신에게 기대할수록 결국엔 속상해졌어요. 지금껏 1년에 가장 많이 넣은 기록이 14골인가. 득점왕을 따본 적도 없어요. 그때만 해도 저만 활약하면 아무 문제 없이 기뻤거든요. 팀이 못 이겨도 내가 골을 넣으면 좋았고, 팀이 이겨도 내가 못 넣으면 억울했고. 그런데 축구를 하면 할수록 욕심만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었어요"

정대세는 축구 선수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해졌다. 3년 전 백년가약을 맺은 게 계기였다. 서른 줄에 한 결혼은 운동선수치고는 상대적으로 늦은 편. ‘내조‘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값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은 청년 정대세가 장년이 되어 가는 그 과정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인생을 뒤집는 일대 사건이 됐다.

"사실 더 놀고 싶었습니다(웃음). 그때는 결혼하는 게 정말 두려웠어요. ‘난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은데, 왜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지?‘. 어제 와이프가 ‘내가 당신과 결혼하면서 포기한 게 많아‘라고 했는데, 반박도 못했거든요. ‘나도 그렇거든‘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짜증 낼까 봐(웃음). 결혼을 하니 이렇게 좋은데, 예전에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특히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노(No)‘라고 잘 못하거든요. 그 때문에 계약 관계에서도 사기 당하며 몇 년씩 고생했어요. 나만 참으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이제는 상담할 사람이 생겼어요. 지금 와이프 못 만났더라면 몇 년은 더 당했을 거예요"



정대세도 ‘분유 버프(아이를 얻은 선수가 분윳값을 벌기 위해 분투한다는 신조어)‘를 알고 있다. "분윳값 정도는 축구 선수가 아니어도 벌 수 있지 않습니까"라며 배시시 웃던 그는 오히려 축구에 힘을 빼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닦달하기보다 한 발 떨어졌더니 또 다른 축구가 보이더란 것이다. 시즌 전 ‘두 자릿수 득점만 올리자‘라던 다짐은 26골 득점왕으로 돌아왔다.

"큰 경기일수록 골을 못 넣었거든요. 월드컵 때도 그랬고, 플레이오프 같은 때도 그랬고. 다행히 이제는 멀리 돌아가고 천천히 갈 수도 있게 됐어요. 첫째 아이 태주가 생긴 뒤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죠. 여유가 생기면서 나 스스로 답을 구한 거예요. 경기 시작 전 항상 하는 생각이 있어요. ‘어차피 오늘은 잘 안 된다. 질 거다. 골도 못 넣을 거다. 그러면서도 할 일은 해야 하는 게 내 숙명이다‘. 사실 제가 신체 능력은 타고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능력이 없어도 머리로 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잖습니까(단순 축구 지능이 아닌 마인드 컨트롤 등). 저도 그런 걸 조금만 더 빨리 깨달았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축구를 더 재밌게 잘할 수 있었을 텐데"

1984년생. 이제 곧 한국 나이로 서른넷. 축구 선수로는 황혼기다. 머잖아 닥칠 ‘끝‘을 논하자, 정대세가 "하"라며 장탄식을 뱉었다. 작은 눈을 찡긋하더니 이마를 감싸 쥐었다. "무섭네요, 진짜". 첫째 태주, 둘째 서아를 얻으면서 알아간 축구의 참맛을 더 오래 누리지 못할까 봐 겁이 난다던 그다.

"이제 출구가 보이잖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사실 나이로 봤을 때는 이미 내리막길이고, 아무리 많이 해도 5년 정도거든요. 제가 미우라처럼 될 수도 없는 일이고. 무서워요. 은퇴의 순간이 다가온다는 게 감당이 안 돼요. 다들 ‘하고 싶은 걸 하면 행복하다‘고 하는데, 그걸 이제 더 할 수 없다니. 축구를 그만둬야 한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어요, 저는"

■ 2편에서는 친정 팀 수원 삼성에 관한 얘기를 다룹니다. 1월 첫째 주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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