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는 걸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잭슨빌 점보 슈림프는 12일 고우석을 구단 산하 더블A 구단인 펜사콜라 블루 와후스로 이관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최대 2+1년 940만 달러(약 127억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미국을 밟은 고우석이 더블A로 향하는 것은 두 번째다. 샌디에이고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그는 산하 더블A 구단인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 10경기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8(12⅓이닝 16자책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활약이 없던 그를 기다린 건 트레이드 소식이었다. 샌디에이고가 5월초 마이애미에서 뛰던 ‘2년 연속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얻기 위해 고우석을 반대급부인 4명의 맞교환 카드에 포함시킨 것. 상대적 약팀인 마이애미 이적이 고우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그곳에서마저 지명할당 조치를 받았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웨이버 공시가 되는 굴욕이 기다린 것. 자신을 찾는 팀도 없었다. 녹록지 않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로 향했던 그는 진출과 동시에 KBO에서 임의탈퇴된 선수다. 다시 돌아오려면 반드시 원소속구단(LG)의 손을 잡아야 하지만, 임의탈퇴 신분은 1년이 지나야만 풀린다. 정상적인 출전도 그때가 돼야 가능하다. 사실상 KBO리그 복귀도 불가능한 셈.

트리플A에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을 내리며 기적 같은 콜업을 겨냥하고 있지만, 안개가 자욱하다. 잭슨빌 소속으로 16경기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21이닝 10자책점)를 기록했다.

최근 컨디션은 더욱 좋지 않았다. 5일 샬럿 나이츠(시카고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2피홈런) 2실점으로 미국 무대 첫 한 경기 멀티 피홈런을 맛봤다. 직전 등판에 이어 2경기 연속 피홈런이기도 했다.

더블A 강등이 그를 찾아온 배경이다. 더블A를 뛰다가 빅리그로 직행하는 사례는 없지 않지만, 흔한 일도 아니다. 끝없는 가시밭길 속에서 고우석의 도전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