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 해외
'선수 없는 야구부' 여고생 총무가 홀로 지켰다…저출산에 허덕이는 일본 고교야구
출처:OSEN|2024-07-07
인쇄

일본 효고현의 작은 마을이다. 히카미니시라는 고등학교가 있다.

방과 후 풍경이 특이하다. 여학생 한 명이 혼자 야구 배트를 휘두른다. 자기가 공을 올리고, 힘껏 쳐서 외야로 보낸다. 문제는 그라운드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날아간 볼을 주워 오는 것도 본인 몫이다.

여자 야구 선수인가? 아니다. 그 학교에는 여자팀이 없다. 그녀는 3학년생 가쿠다 양이다. 정체는 야구부 매니저다. 우리 식으로 하면 총무다. 선수들 뒷바라지, 기록 정리 같은 잡무를 돕는 일이다. 일본 고교 팀 어디나 있는 직책이다.

 

 

혼자 배트를 휘두르는 것은 연습이다. 야구팀 수비 훈련을 위해 노크(펑고) 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다. ‘왜 받아주는 사람이 없지?’ 하는 점이다. 그 학교에는 야구 선수가 없다. 무슨 말이냐고? 야구부는 있는데, 부원이 없다는 뜻이다. 좀 황당한 얘기다.

지난해만 해도 6명의 야구부원이 있었다. 물론 그 인원으로는 팀이 안 된다. 그래서 이웃 학교와 연합팀을 꾸려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던 중 5명이 졸업했다. 나머지 1명은 “그만하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전교생 112명 중 남학생이 69명이다. 열심히 부원 모집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다. 결국 매니저 혼자만 남은 셈이다. 야구부 해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가쿠다 양이 버텼다. “내년에 신입생을 받을 때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그중에 혹시 지원자가 있을 지 모르잖아요.”

그렇게 9개월을 버텼다. 혼자 운동장의 잡초 뽑고, 돌멩이 치우고, 야구부실 청소를 도맡았다. 후배 훈련시키려 노크 배트도 직접 들었다. 하루 1~2박스(120~240개)씩 치면서 기량을 연마했다. (가쿠다 양은 중학교 때까지 소프트볼 선수였다.)

 

 

이맘때면 일본 열도가 뜨거워진다.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여름 고시엔)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벌써 106회째다. 지금은 지역 예선 중이다. 통과한 팀은 고시엔으로 갈 수 있다. 모두가 꿈꾸는 무대다.

공영방송 NHK가 본선 전 경기를 라이브 중계하는 걸로 유명하다. 한때는 프로야구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오타니, 마쓰자카 같은 월드 스타를 배출한 대회다. 패배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의 흙을 주머니에 담아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히카미니시 고교 같은 학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쿠다 양 같이 매니저만 남는 곳이 많아진다. 야구부원이 부족해 5~6개 학교가 연합 팀을 이루는 경우도 드문 일이 아니다.

이유는 저출산 탓이다. 일본도 비혼을 택하는 젊은 층이 점점 많아진다. 결혼을 하더라도 무자녀 혹은 1자녀 가정이 늘고 있다.

이는 곧 학교 스포츠의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일본 고교 팀(야구)은 3818개다. 전년도(2022년)에 비해 39개가 줄었다. 9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선수 숫자도 마찬가지다. 2014년에는 17만 312명이었다. 이후로 화살표는 계속 내리막이다. 지난해에는 12만 8357명으로 감소했다. 무려 24.6%나 줄어든 수치다.

물론 이런 현상은 우리도 비슷하다. 야구 명문교라는 곳도 쉽지 않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20명을 채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특히 지방 도시들은 더 심각하다. 야구부 유지가 점점 힘겨워진다.

 

 

그런 와중이다. 히카미니시 고등학교에 경사가 생겼다. 신입생 한 명이 야구부에 지원했다. 드디어 선수 1명이 등록된 것이다.

이제 야구부는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가쿠다 매니저의 염원이 이뤄졌다. 그녀는 “정말 안심입니다. 내가 졸업해도, 야구부가 없어지지 않게 됐습니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더 이상 혼자 펑고를 치는 일은 없다. 감독-매니저-신입부원. 이들 3명은 주 4일씩 맹훈련을 거듭했다. 다행히 인근 고등학교가 연합 팀에 받아주기로 했다. 드디어 고시엔 대회 지역 예선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오는 13일이 첫 경기다. 그 기록지는 가쿠다 양이 작성한다. 그녀는 벌써 가슴이 벅차다. 연합 팀 명단에 모교의 이름을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축구
  • 농구
  • 기타
"쏘니, 왜 패스 안줘?" 버럭 분노→"훈훈한 합동 세리머니"…포스텍이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토트넘이 맨시티를 4대0으로 대파한 경기에서 토트넘 수비수 페드로 포로(25)가 주장 손흥민(32)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포착됐다.스페인 출신 풀백 포로는 24일(한국시각...
사실상 ‘종신 선언’했는데, 돈 앞에서 무너지나?...‘천문학적인 제안할 것’
사실상 ‘종신 선언’했는데, 돈 앞에서 무너지나?...‘천문학적인 제안할 것’
AC밀란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을 드러낸 티자니 라인더르스. 변수가 발생했다.영국 ‘팀토크’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피챠헤스’를 인용해 “아스널이 라인더르스를 주요 영입 ...
[ACLE 기자회견] 울산 간판 수비수 김영권, “상하이 개인 기량 조직력으로 막겠다”
[ACLE 기자회견] 울산 간판 수비수 김영권, “상하이 개인 기량 조직력으로 막겠다”
울산 HD 간판 수비수 김영권이 아시아 무대에서 반전을 다짐했다.울산은 26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상하이 포트(중국)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
미스맥심 새하, 순백의 망사+란제리룩으로 시선 강탈
미스맥심 새하, 순백의 망사+란제리룩으로 시선 강탈
미스맥심 새하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파격 화보를 공개했다.인기 남성 매거진 맥심(MAXIM) 12월호 화보를 장식한 새하는 ‘2023 미스맥심 콘테스트(미맥콘)’에서 TOP...
'대만 여신' 치어, 비키니로 못 가린 글래머 자태 '눈부셔'
'대만 여신' 치어, 비키니로 못 가린 글래머 자태 '눈부셔'
한국을 거쳐 대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이호정 치어리더가 비키니 자태를 과시했다.이 치어리더는 최근 자신의 SNS에 "부끄럽누"라는 멘트와 함께 영상을 게시했다. 여기서 이 치어...
비비, 디즈니 공주님과 섹시퀸 오가는 매력 ‘팔색조’
비비, 디즈니 공주님과 섹시퀸 오가는 매력 ‘팔색조’
가수 비비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비비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통해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진행된 ‘2024 마마 어워즈(2024 MAMA AWARDS)’ 비하인...
  • 스포츠
  • 연예

www.7MKR.com

주의: 저희 사이트와 관련이 없는 광고를 통하여 거래하셨을 경우에 생긴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Copyright 2003 - 판권 소유 www.7mkr.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