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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는 준서한테 안 집니다"…'152㎞ 쾅!' 괴물루키, 日 홈런왕마저 압도했다
출처:스포티비뉴스|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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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한테 직구 하나만큼은 안 질 자신 있어요."

두산 베어스 우완 김택연(19)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가운데 한 명이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2022년 창단 역대 최저 순위인 9위에 머물렀지만, 덕분에 김택연이라는 괴물 루키를 얻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택연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좌완 황준서(19)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김택연과 황준서는 현재 구단에서 키우고자 하는 방향성은 완전히 다르다. 두산은 김택연의 빼어난 직구 구위와 제구력, 담대한 배짱 등을 확인한 뒤 차기 마무리투수로 키우려 하고 있다. 김택연은 여느 고교 에이스들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시절 많은 공을 던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선발 대신 불펜에 초점을 맞춰 데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 내부적으로는 김택연을 즉전감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연습 경기를 치르는 동안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단번에 필승조, 나아가 마무리투수를 꿰찰 만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황준서를 당장 선발투수로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 5선발 경쟁을 붙여둔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달 중순 ‘원조 괴물‘인 베테랑 좌완 류현진을 8년 총약 170억원에 영입하면서 황준서에게 좋은 롤모델까지 마련해줬다. 황준서는 가까이서 류현진의 장점을 보고 흡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택연은 황준서와 신인 드래프트 때부터 꾸준히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지명 순서는 김택연이 밀렸지만, 계약금은 3억5000만원으로 같다. 두 선수는 오는 17일과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평가전을 치를 팀 코리아 예비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프로 데뷔도 하지 않은 두 선수가 예비 명단에 든 것만으로도 야구계에서 얼마나 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택연은 황준서와 이런 경쟁 구도를 그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3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 경기에 앞서 만난 김택연은 "서로서로 좋은 자극제일 것 같다. 서로 잘하면 좋은 거니까. (황)준서랑은 일본으로 넘어오기 전에 공항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각자 팀에서 잘하고 있는지 안부를 물었다. 청소년국가대표팀 때부터 많이 만난 사이인데 이제 같이 프로에서 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친한 친구이지만 신인왕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 김택연은 "당연히 선수면 누구나 신인왕이 목표다. 나도 신인왕만큼은 꼭 받아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보이면서 "신인왕에만 너무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1군에 있게 된다면 한 경기 한 경기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택연이 지켜본 황준서의 장점을 뭘까. 김택연은 "일단 준서는 왼손 투수인데도 시속 150㎞까지 던질 수 있는 그런 능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제구력도 좋고, 변화구는 스플리터 같이 좌투수한테 생소한 변화구를 던져 조금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이런 것들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프로에 와서도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준서에게 이것 하나만큼은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라고 할 수 있는 강점을 스스로 꼽아달란 말에는 주저없이 직구를 꼽았다. 김택연은 "직구 하나만큼은 안 질 자신이 있다. 직구 제구력이나 구위, 스피드 이런 것들은 사실 다 비슷하긴 하나 직구가 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택연은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 경기를 치르는 내내 빼어난 직구 구위를 자랑했다. 3월 초인데 구속은 벌써 152㎞까지 올라왔고, 몸쪽에도 과감히 꽂아 넣을 정도로 빼어난 제구를 보여줬다. 직구 회전수 2450~2550RPM 사이로 형성됐다. 이날 소프트뱅크 불펜 투수들의 직구 회전수가 대부분 2500RPM 이상 찍혔다. 19살 어린 투수가 KBO보다 한 단계 위로 평가받는 일본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는 김택연을 보면 통산 400세이브를 자랑하는 한국 대표 마무리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떠오른다고 했다. 양의지는 "(김택연은) 19살 같지 않고 그냥 자기 공을 승환이 형처럼 들이받는다. 그냥 막 들어가니까 최근 본 신인 중에 최고의 투수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감독님이 (김)택연이가 지금 거의 마무리투수를 해야 하지 않을까 말들이 많이 있어서 (고민인 것 같은데), 나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한다. 신인이지만, 잘하는 사람이 마무리투수를 하는 것이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구단에서 좋은 선수를 잘 뽑아줘서 두산이 강해질 것 같다. 아직 어리니까 잘 커서 기회가 되면 또 큰 무대도 갈 수 있는 선수인 것 같으니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택연은 이날 소프트뱅크 강타선을 상대로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1-3으로 뒤진 4회말 2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1⅓이닝 15구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 등 그동안 점검하지 못했던 변화구도 시험하면서 신인답지 않은 여유를 마운드 위에서 보여줬다. 두산은 2-5로 졌으나 김택연의 투구는 후쿠오카까지 찾아온 두산팬들을 열광하게 하기 충분했다.

첫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와 대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야마카와는 NPB에서 3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한 강타자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전승 우승에도 기여했다. 김택연은 위기 상황에서 4번타자 야마카와를 만나 단 공 2개로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면서 경기장을 술렁이게 했다.

김택연은 5회말에도 등판해 괴물루키다운 투구를 이어 갔다.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구리하라 료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이마미야 겐타는 3루수 땅볼, 이노우에 도모야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투구를 마쳤다.

김택연은 경기 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과정이라 생각하고 맞더라도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어쨌든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거니까.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막으려고 열심히 던졌다. (장)승현 선배님이 (야마카와의 타구를) 잘 잡아주셔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위기 상황에 올라갔으니까. 상대 타자는 생각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려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니 형들이 (야마카와가) 홈런왕 출신이라고 말해주니, 그런 타자를 상대로 중요한 상황에 막아서 영광이었다. 4번타자니까 조금 더 코너워크에 집중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김택연은 일본 프로팀과 경기에 3차례 등판해 매번 삼진 잡는 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소프트뱅크 2군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27일 세이부 라이온스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통틀어 3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택연은 탈삼진 능력과 관련해 "고등학교 때는 삼진을 많이 잡는 편이긴 했는데, 또 프로는 다르니까. 지금까지는 상대 타자들도 몸이 덜 올라왔을 것이고, 나는 그에 비해 많이 올라온 상태니까 그런 결과는 충분히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과는 의미를 많이 안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도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그런 점이 어필되는 것은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친 김택연은 이제 시범경기에서 국내 타자들을 상대로 자기 공을 시험해 보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일본 타자들이 확실히 삼진을 잘 안 당하고, 변화구 대처 능력이나 2스트라이크 이후 정타 치는 것을 보니까 프로라는 게 실감이 난다. 선구안도 확실히 다르다. 한국 타자들이 조금 더 궁금해진다. 하루빨리 시범경기나 개막하고 경기 나가서 맞아도 보면서 느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나도 경쟁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려야 해서 (스프링캠프 동안) 걱정을 했다. 그래도 잘 올라오고 있는 것 같고, 적응도 잘하고 있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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