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분' 염경엽 작심 발언 "어떻게 몸을 그렇게 만들고 오나, 엄청난 실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 출처:스타뉴스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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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는 장난이 아니다. 아마추어는 더더욱 아니다. 냉정하다. 염경엽(56) LG 트윈스 감독이 포수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김범석(20)에 대해 분노와 실망감 섞인 반응을 드러냈다. 이례적인 작심 발언이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LG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그렇게 키운다고 코칭스태프가 많이 배려했는데, 선수 본인이 몸을 그렇게 만들고 오면 어떻게 하나. 엄청난 실수다"라면서 작심한 듯 분노와 실망감 섞인 감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범석은 이번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기대감을 모았다. 무엇보다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은 한 번 기회를 제대로 부여하면, 시즌 내내 믿음을 갖고 끝까지 뚝심 있게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 김범석은 염 감독의 기용 구상 안에 분명히 있었다. 염 감독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김하성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준 뒤 끝내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시켰다. 또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사령탑 시절에도 최지훈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하며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키워냈다.
김범석도 분명 그런 사령탑의 기대감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LG는 지난 2022년 9월에 열린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범석을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했다. 김범석은 2022년 고교 무대에서 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 24개의 4사구, OPS(출루율+장타율) 1.227을 마크했다. 경남고 주전 포수로 황금사자기대회 우승을 이끌었으며, 18세 이하(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한 마디로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포수가 김범석"이라면서 "실력과 인성을 두루 겸비했으며,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다. 기대하는 대로 성장한다면 ‘제2의 양의지(두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지명 당시 차 단장은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어깨 부상으로 인해 주로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1군에서 데뷔 첫 안타도 치긴 했지만, 아직 포수로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달 염 감독은 "어깨 상태는 괜찮아졌다. 우타자가 필요한 우리 팀의 숙제를 잘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LG는 ‘우타 거포‘로 기대감을 모은 이재원이 오는 6월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기에, 더욱 우타 자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 김범석이 이번 스프링캠프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중도 귀국했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범석은 캠프 기간 도중 내복사근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일단 더욱 정확하게 부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6일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범석은 포수 자원으로 무엇보다 방망이에 분명한 소질을 갖고 있다. 특히 포수 자원이 더욱 귀해진 상황에서 김범석의 존재 가치는 향후 활약 여부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김범석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2022년 12월 차명석 단장은 구단 유튜브 라이브에서 "트레이닝 파트에 ‘(김범석) 몸 제대로 못 만들면 다 사표 써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김범석에게는 ‘너로 인해 (트레이닝 파트가) 사표를 쓰게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혹독한 체중 관리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후 한때 7~8㎏ 정도 빠졌으나, 이내 다시 찌고 말았다.
이날 염경엽 감독은 "본인의 인생이 바뀔 수 있는 타이밍인데, 자꾸 그런 찬스를 놓치면…. 그런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니다. 그런 점을 (김)범석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야구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도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결국 김성진한테 넘겨준 꼴이 됐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단이 구상을 마치고 어떻게 한다고 이야기까지 했는데, 본인의 준비 부족으로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김범석이 꼭 이 인터뷰를 보고 야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김범석은 실력을 키우는 것도 분명 있었지만, 무엇보다 살 빼기 작전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이호준 QC(QC·Quality Control) 코치가 김범석을 1:1로 전담하며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갈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범석의 조기 귀국으로 인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직접 느껴야 하는 것이다. 옆에서 아무리 살을 빼라고 말한다고 할지라도 본인이 느끼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훈련량도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많지 않았다. 결국 자기 체중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계속해서 염 감독은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그렇게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본인이 그 기회를 발로 찼다. 이제는 6월까지 1군 무대에 올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염 감독은 떠난 김범석 대신 김성진을 우타 1루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상무 입대가 예정된 이재원 역시 당초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군대에 보내려고 했다. 그렇지만 김범석의 이탈로 인해 당장 시범경기부터 쓸 전망이다. 이재원은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다시 기회를 받게 될 전망이다. 김범석 이탈에 따른 나비 효과라 할 수 있다.
염 감독은 김성진에 대해 "백업 1루수로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3루 수비 훈련도 동시에 시키고 있는데, 던지는 모습을 보면 괜찮다. 3루수 포지션까지 소화할 수 있다면 본인의 가치도 크게 올라갈 것이다. 타격도 많이 좋아졌다. 이번 캠프에서 김민수와 김성진, 두 명이 가장 훈련량이 많다"면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성진이 자리를 잡는다면 김범석에게 기회가 다시 오는 건 쉽지 않다. 또 군대까지 가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경우, 2026 아시안게임에도 나가지 못한다. 본인에게 엄청난 손실인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 몸을 제대로 만들고 오지 않은 게 얼마나 큰 손실인지 모른다"며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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