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등의 품격' 보인 KIA 박찬호…경쟁자 오지환도 감탄 "멋있는 친구"
- 출처:뉴스1|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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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공식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몇 년 전부터 ‘수상자만의 잔치‘였다.
각 포지션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라도 수상 가능성이 낮은 선수는 시상식에 불참해왔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수상자를 축하해주는 훈훈한 풍경은 보기 어려웠다.
11일 열린 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총 9명의 선수만 자리했다. 총 10명의 황금장갑 주인공이 공개되는 자리인데 수상자보다 참석자가 더 적었다. 최종 수상자가 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오스틴 딘(LG) 등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라 참석하기 어려웠다.
이런 분위기를 뚫고, 올해 시상식에서는 1등을 축하해주는 2등이 있어 특별했다. 오지환(LG)과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쟁한 박찬호(KIA)가 출석한 것.
박찬호는 지난달 오지환과 유격수 부문 수비상을 공동으로 수상했지만, 골든글러브 경쟁에서는 열세가 예상됐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에게는 LG를 ‘29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이끈 이점이 있었다. 골든글러브 투표도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뒤 진행됐다는 것도 박찬호에게 불리했다.
투표 결과 예상대로 오지환이 박찬호를 제치고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찬호는 120표를 받았으나 154표를 획득한 오지환에 34표 차로 밀렸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기회를 놓쳤지만 박찬호는 개의치 않아했다. 그는 "내가 수상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가 참석하면 시상식이 더 빛날 수 있지 않겠는가. 2등의 품격을 보여드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리그 최고 유격수 오지환과 경쟁을 펼친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그는 "몇 달 동안 오지환 선배와 함께 언급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오지환 선배에게 한발 다가섰다는 느낌이라서 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프로에 입문한 박찬호는 유격수 포지션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 아직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 그는 "언젠가는 꼭 수상자로 다시 참석하겠다"며 황금장갑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찬호의 축하를 받은 오지환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오지환은 "(박)찬호는 정말 멋있는 친구다. 그런 (축하해주러 왔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존경스럽다"며 "후배지만 같은 야구인으로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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