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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바뀐 이강인의 입지... 대체 불가 에이스로 급부상
출처:오마이뉴스|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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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공격 전술 중심에... "이강인의 성장 보면 행복"

 

이강인의 잠재성이 완전히 폭발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강인의 대표팀 입지는 주전보단 후반 조커 역할에 치우쳐 있었다. 그랬던 그가 현재는 한국 대표팀에서 더 이상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로 부상했다. 손흥민 중심이었던 대표팀의 무게중심이 서서히 이강인으로 옮겨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벤투호 체제에서 후반 조커로 활약

이강인은 지난 2019년 파울루 벤투 감독의 깜짝 발탁에 힘입어 18살의 어린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0대에 어울리지 않게 높은 기술적 완성도와 볼 키핑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벤투호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매우 좁았다. 2021년 3월 일본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45분 동안 별 활약 없이 교체 아웃됐는데, 이 경기를 끝으로 이강인은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벤투호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가뿐히 통과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재성-정우영-황인범으로 구성된 역삼각형 미드필드진이 최상의 시너지를 내는 반면 이강인의 존재는 서서히 잊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2021년 여름 마요르카로 이적하면서 환골탈태했다. 자신의 약점이었던 수비력, 활동량, 압박 가담 등 새로운 능력치를 장착하면서 벤투 감독의 생각을 바꿨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둔 마지막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재차 발탁한 것이다.

모두가 이강인의 출전을 기대했지만 정작 1분도 뛰지 못 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이 크게 제기됐다. 특히 카메룬전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출전이 불발된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며 벤투 감독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깜짝 교체 투입되며 1년 8개월 만에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인상적인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는 후반 초반 교체 투입돼 환상적인 택배 크로스로 조규성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은 결국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선발 명단에 포함되며, 당당히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강인의 첫 번째 월드컵은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출전 시간은 145분에 그쳤지만 4경기에 모두 출전(선발 1, 교체 3)했으며, 1도움을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작은 힘을 보탰다.

클린스만호 에이스로 거듭난 이강인

 

 

소속팀 마요르카로 복귀한 이강인은 2022-23시즌 6골 6도움으로 생애 첫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라 리가 드리블 성공 2위를 기록하는 등 화려한 개인기, 탈압박, 정교한 킥 감각으로 유럽 빅클럽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종 행선지는 프랑스 명문 PSG였다.

대표팀에서도 점차 입지를 늘려갔다. 한국 대표팀의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콜롬비아와의 데뷔전에서 교체 출전, 두 번째 우루과이전에서는 선발로 내세우며 중용했다. 이강인은 클린스만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출전한 경기마다 뛰어난 퍼포먼스로 신뢰를 얻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A매치에서 부상으로 제외된 이강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공격에서의 답답함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 졸전에 대해 이강인의 결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부상을 털어낸 이강인은 10월 튀니전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특히 이날 튀니지전에서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발했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자 이재성과 자리를 바꿔 오른쪽으로 이동한 뒤 튀니지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다.

후반 10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데 이어 2분 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진하며 왼발슛을 시도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후반 22분에는 정확한 코너킥을 김민재의 머리로 배달해 튀니지의 자책골마저 유도하는 등 3골에 관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 총 3골 2도움으로 10월 2연전을 마감했다.

앞선 8경기가 평가전이었다면 지난 16일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서도 두드려졌다.

전반 45분 싱가포르의 밀집 수비를 깨뜨리지 못하는 답답했던 흐름에서 이강인이 시도한 왼발 크로스는 조규성의 발에 정확히 전달됐다. 이 첫 골은 대량 득점의 신호탄이 됐다. 마지막 다섯 번째 골은 이강인의 호쾌한 왼발 중거리포였다. 2, 3, 4번째 골 장면에서도 모두 이강인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영향력은 단연 으뜸이었다. 튀니지전부터 이어진 3경기 연속 4득점 이상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강인이 첫 손에 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성장을 보면 행복하다.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강인은 점점 더 책임감을 가지면서 성숙해지고 있다. 자신이 잘하는 드리블과 패스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헌신하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인의 등장으로 한국 대표팀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번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포함해 내년 1월 열리는 2023 아시안컵에서 상대할 아시아 국가들의 밀집 수비를 분쇄하는 데 있어 이강인은 필수다. 정확한 패싱력과 일대일 돌파, 볼 키핑, 플레이메이킹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한국 축구 역사상 보기 드문 천재의 출현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어느덧 30줄을 넘어섰다. 2026년이면 30대 중반이 된다. 전성기에서 조금씩 멀어질 나이다. 이에 반해 이강인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으며, 여전히 잠재성이 다 발현되지 않았다. 이강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차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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