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에서 올라오기 힘들었다고"…불혹의 베테랑, 1군 콜업에 감독 타박(?)한 사연
- 출처:스포티비뉴스|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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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하더라고요. 자기 문경에서 올라오기 힘들었다고(웃음)."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22일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41)을 1군에 등록하고도 한 소리를 들었다. 김강민이 계획에 없었던 엔트리 변동에 상무와 2군 경기가 열렸던 경상북도 문경에서 잠실까지 상경하느라 고생했다고 김 감독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한 것. 김 감독과 김강민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령탑도 예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김)강민이가 뭐라 하더라. 자기 문경에서 올라오느라 힘들었다고. 내가 퓨처스팀이 지금 강화에 있는 줄 알았다. 깜빡했다"고 답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김강민은 지난달 12일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지 41일 만에 1군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고, 이달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었다.
김 감독은 김강민을 23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일정에 맞춰 콜업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수 부상 변수가 생겼다. 1루수 전의산이 수비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는 바람에 2주 진단을 받았다. 급히 선수 수혈이 필요했고, 강화에 있는 줄 알았으나 문경에 있던 김강민을 콜업했다.
김 감독은 그런 김강민에게 한 가지 더 미션을 줬다.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1번타자 우익수로 김강민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김강민은 ‘짐승 수비‘로 명성을 떨친 리그 최정상급 중견수지만, 흐른 세월과 함께 수비 범위도 좁아진 게 사실이다. 체력 관리 차원에서도 부담을 덜 필요는 있었다. 우익수로는 2017년 6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2211일 만에 선발 출전이었다.
김강민은 덤덤히 임무를 받아들였다. 그는 "우익수 수비 훈련을 했는데 생소하더라. 많이 힘들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옛날에는 운동 능력으로 커버를 했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덜 뛰게 하려고 우익수로 가는 것이다.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다. 공이 뜨면 다 잡았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우려와 달리 김강민은 맡은 임무를 문제 없이 해냈다. 수비는 물론이고 타석에서도 우리가 알던 김강민을 그대로 보여줬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긴 했으나 공 12개를 지켜보며 두산 선발투수 최승용의 힘을 쫙 빼놨다.
2-2호 맞선 5회초에는 결승득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로 볼넷을 얻으며 물꼬를 텄고, 2사 후 길레르모 에라디아가 안타를 쳐 2사 1, 3루가 됐다. 이어 박성한의 중견수 왼쪽 적시타에 힘입어 3루주자 김강민이 홈을 밟았다. SSG는 이때 강진성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5-2로 달아나면서 3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는 이날 5-3으로 승리하며 1위를 사수했다. 반짝이진 않았어도, 승리 뒤에는 급작스러운 복귀전에서도 팀을 위해 낯선 임무도 마다하지 않은 불혹의 베테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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