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구신동'에서 '프로당구 여제' 꿈꾸는 女아마최강 한지은
- 출처:이데일리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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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목받아도 되는 건가 아직 어리둥절하네요. 그런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한지은(22)은 어린 시절부터 ‘당구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예쁜 외모 덕분에 ‘당구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한지은이 대한민국 당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버호벤 오픈 3쿠션 토너먼트’에서 ‘절대 강자’였던 클롬펜하우어(39·네덜란드)를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의 나이 18살이었다.
이후에도 한지은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남자들과 경쟁도 피하지 않았다. 각종 월드컵 대회에 나서 남자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심심치 않게 승리했다. 국내 여자랭킹 1위도 놓치지 않았다. 올해 3월에는 대한체육회 체육상 경기부문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한지은이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바로 프로당구 LPBA에 도전장을 던진 것. 한지은은 세계적인 3쿠션 선수인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최성원, 이충복 등과 함께 우선등록 선수로 발탁됐다. 오는 11일부터 막을 올리는 2023~24시즌 PBA-LPB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게 된다.
한지은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처음 프로당구가 생겼을 때 먼저 도전한 선수들 덕분에 나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나도 프로선수로서 함께 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더 두껍다. ‘당구여제’ 김가영, ‘캄보디아 국민 영웅’ 스롱 피아비 등 세계적인 강자들이 이미 피 터지게 경쟁하고 있다. 매년 아마 출신 강자들이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2020년 당시 아마무대 절대강자였던 김민아도 프로 전향 후 2년 동안 고전하다 간신히 지난해 첫 우승을 일궈냈다.
한지은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숙제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뛰는 것 자체만으로 설레면서도 긴장이 많이 된다”며 “내가 이렇게 주목받아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와 프로는 많이 다르다. 당구대나 당구공의 성질이 다르고 경기 방식도 틀리다. 아마대회는 특정 점수에 먼저 도달하면 이기는 포인트제인 반면 프로는 더 많은 세트를 따내면 이기는 세트제다. 프로에서 적용되는 뱅크샷 2점 제도 아마에는 없는 규정이다.
한지은은 “연습은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단 시합을 해봐야 감이 올 것 같다”며 “경기를 운영하는 전략 자체가 그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 온 만큼 프레드릭 쿠드롱 선수처럼 공을 치는 스타일을 보다 시원시원하게 바꾸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지은은 당구에 진심이다. 당구에 전념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지금도 당구연습에 올인하기 위해 연습장이 위치한 경기도 양주시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한지은은 평소에는 보통의 20대 젊은이다. 하지만 큐를 잡고 당구대 앞에 서는 순간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로 변한다.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 공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지은은 “PBA에서 먼저 활약 중인 이영훈 선수가 ‘시합을 하면 다 똑같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늘 말해준다”며 “지금은 긴장되고 떨리지만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다가올 개막전에서 입상하는 것이 목표다”고 당당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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