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강남-노진혁 영입' 롯데, 이제 강팀 됐을까
- 출처:오마이뉴스|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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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누구보다 바쁜 스토브리그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 먼 롯데
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심상치 않다. 롯데는 지난 21일 LG트윈스에서 12년 동안 활약했던 FA포수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 원에 영입했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이적 후 무려 5년 동안 포수 문제로 머리가 아팠던 롯데는 언제든지 두 자리 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을 보유했고 최근 5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했던 ‘강철체력‘을 자랑하는, FA시장에서 가장 젊은 포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의 전력보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 23일 4년 총액50억 원의 조건에 NC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FA 내야수 노진혁과 계약했다. 노진혁은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자원인 데다가 2020년 20홈런 82타점,올해 15홈런 75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안경에이스‘ 박세웅과도 지난 10월 5년 90억 원의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투수 찰리 반즈(총액 125만 달러)와 댄 스트레일리(총액 100만 달러), 외야수 잭 렉스(총액 130만 달러)와 계약을 마치면서 일찌감치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스토브리그에서 각 구단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FA와 외국인 선수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선수 3명에게 220억 원, 외국인 선수 3명에게 355만 달러를 투자한 롯데는 내년 시즌 가을야구에 초대받을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을까.
투자가 성적과 연결되지 않았던 롯데
지난 2011 시즌이 끝난 후 간판타자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했을 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롯데의 성적이 2012년에는 뚝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롯데는 2012년 정규리그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 베어스를 꺾고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았다. 하지만 롯데의 진짜 문제는 2012 시즌이 끝나고 홍성흔과 김주찬(두산 작전코치)마저 팀을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롯데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롯데의 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템파베이 레이스)로 이어지는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한 롯데는 팀의 약점인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FA시장에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 손승락(KIA 타이거즈 2군감독)과 SK 와이번스의 필승조 윤길현을 영입했다.
하지만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이 함께 활약한 4년 동안 한 번 밖에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 한 번도 5년의 해외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대호를 4년 150억 원에 영입해 이대호가 타율 .320 34홈런 1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던 2017년이었다. 98억 원을 투자해 4년 동안 가을야구 1회. 손승락과 윤길현의 영입은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투자였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렇다고 롯데가 손승락과 윤길현 이후 투자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롯데는 2017 시즌이 끝나고 강민호의 이적에 대비해 4년 80억 원을 투자해 두산에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엘리트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다. 2020 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최대어이자 3개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가지고 있는 안치홍을 2+2년의 조건에 영입한 것도 KBO리그에서는 흔치 않았던 신선한 계약이었다.
문제는 롯데의 과감한 투자가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8년 7위에 이어 2019년에는 ‘꿈도 희망도 없었던‘ 2004년에 이어 15년 만에 최하위에 머물렀고 2020년대 들어서도 7위, 8위, 8위로 좀처럼 성적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성민규 단장이 부임한 후에도 3년 연속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한 롯데는 또 한 번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쪽을 선택했고 이는 유강남, 노진혁 영입과 박세웅의 장기계약으로 이어졌다.
FA 영입과 장기계약에 200억 이상 투자
롯데의 안방은 강민호가 떠난 2018년부터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지션이다.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 안중열, 김준태(kt위즈), 정보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시완 등 가능성 있는 포수들이 돌아가면서 기회를 얻었지만 그럴수록 강민호의 빈 자리만 크게 느껴졌다. 5년 연속 주전 포수가 없었던 롯데에게 건강하게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유강남은 적임자임에 분명하다.
노진혁 역시 현재 롯데의 팀 사정을 고려하면 상당히 적절한 영입이었다. 올 시즌 롯데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학주를 중심으로 박승욱, 한태양 등이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래리 서튼 감독과 롯데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킨 유격수는 아무도 없었다. 군복무를 마친 이후 타격이 폭발하기 시작한 노진혁이 계약기간 동안 아프지 않고 롯데의 내야를 지휘해 준다면 50억 원은 결코 아까운 돈이 아닐 것이다.
롯데가 이번 FA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로 부족한 포지션을 채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롯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대호라는 타자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나 상대 투수에게 주는 압박감은 차치하더라도 롯데는 당장 내년부터 179안타와 23홈런 101타점의 전력이 빠진 채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23홈런의 이대호를 제외하면 올해 롯데에서 15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롯데는 작년 팀 평균자책점 4.45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세웅의 장기계약 외에 눈에 보이는 마운드 보강은 없었다. 물론 홀드왕 출신 김상수를 비롯해 우완 윤명준, 사이드암 신정락 등 투수를 3명이나 영입했지만 냉정히 말해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긁어보는 복권 같은 존재다. 물론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길 기대하겠지만 롯데는 내년 4, 5선발과 김원중, 최준용, 구승민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투수들이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올 시즌 통합우승팀 SSG랜더스는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떠났다 해도 내년에도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전력을 갖추고 있다. 준우승팀 키움 히어로즈는 FA원종현과 퓨처스 FA 이형종 영입으로 전력이 더 강해졌고 LG는 유강남, 채은성(한화)이 빠졌어도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만약 롯데가 현재의 전력보강으로 만족하고 스토브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면 내년에도 쉽지 않은 시즌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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