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최다승' 한화 장민재, 조용히 쌓은 '커리어 하이'
- 출처:오마이뉴스|20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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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4일 LG전 5.2이닝3피안타 무실점 승리로 7승 수확, 한화 2-0 승리
한화가 6일 만에 다시 만난 2위 LG의 발목을 다시 한 번 잡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2-0으로 승리했다. 선두 SSG 랜더스를 3.5경기 차로 쫓던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내세우고도 최하위 한화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이날 두산 베어스를 14-5로 제압한 SSG와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80승2무49패).
한화는 만28세의 신인왕 후보 김인환이 1회 켈리로부터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외국인 선수 마이크 터크먼과 김태연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6명의 투수가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LG 타선을 실점 없이 틀어 막았는데 특히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화의 선발투수는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프로 데뷔 14년 만에 조용히 개인 최고 시즌을 만들고 있는 베테랑 우완 장민재가 그 주인공이다.
빠르게 찾아온 전성기 일찍 저물었던 선수들
KBO리그에서는 커리어 초기부터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도 있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후에 실력을 발휘하는 대기만성형 선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 입단 초기 좋은 성적을 올렸다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프로에서의 커리어를 일찍 마감하거나 전성기가 일찍 저무는 선수도 적지 않다. 이렇게 짧은 전성기를 보내는 선수들은 야구팬들에게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1994년 LG는 ‘신바람 야구‘를 앞세워 1990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이상훈(18승)과 김태원(16승),정삼흠(15승)까지 15승 투수를 3명이나 배출할 정도로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여기에 선발진의 막내였던 루키 인현배가 2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시즌 10승을 기록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인현배는 잦은 부상으로 은퇴할 때까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1995년 OB 베어스에는 15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김경원을 능가하는 불펜투수가 있었다. 40경기에서 101.2이닝을 소화하며 3승5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1.95를 기록했던 건국대 출신의 우완 이용호였다. 프로 3년 차 시즌에 OB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이용호는 베어스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1996년2승,1997년1승을 추가한 후 초라하게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는 ‘괴물‘ 류현진(토론토 블루 제이스)을 거르고 고교 최고의 잠수함 투수였던 광주일고의 나승현을 지명했다. 루키 시즌부터 롯데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한 나승현은 위력적인 구위로 16세이브를 기록하며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5년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간 나승현은 은퇴할 때까지 단 하나의 세이브도 추가하지 못했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2라운드로 지명한 청주고의 사이드암 이태양은 2013 시즌을 앞두고 신생 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NC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이태양은 NC 이적 3년째가 되던 2015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고 제1회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선수생활에 꽃길이 펼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듬 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태양은 NC에서 방출되고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영구제명 되면서 젊은 나이에 야구계를 떠나고 말았다.
프로 14년 만에 개인 최다승 작성
이처럼 선수생활 초기에 두각을 나타냈다가 부상과 개인사정 등으로 전성기가 일찍 저물거나 롱런을 하지 못하는 선수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2009년 2차3라운드 전체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장민재는 14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꾸준히 이글스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투수들 중에서 장민재보다 한화에서 오래 뛰었던 선수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장민재는 작년까지 한화에서 13년 동안 활약하면서 한 번도 야구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1년엔 36경기에서 1승1홀드를 따내는 동안 7번이나 패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팔꿈치 수술과 군복무 등으로 4년 동안 1군 무대에서 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프로 입단 후 7년 동안 2승7패1홀드. 그 때까지 장민재는 ‘실패한 유망주‘에 가까웠다.
2016년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장민재는 2016년 개인 최다승인 6승을 기록했고 2018년과 2019년엔 2년 연속 6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24경기에서 2승7패6.75로 부진한 장민재는 작년 12경기에서 2패 만을 기록하며 프로무대에서 한계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장민재는 프로 14번째 시즌을 맞은 올해 조용하게 개인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올해도 여지 없이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시즌을 시작한 장민재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비록 투구에 기복이 있을 때도 많았고 팀이 6월 중순부터 최하위로 떨어지며 득점지원도 부족해 승수 쌓기는 원활하지 않았지만 투구내용 만큼은 그 어느 해보다 안정적이다. 지난 18일 LG를 상대로 개인 최다 타이인 6승째를 챙긴 장민재는 6일 만에 재회한 LG를 상대로 또 다시 시즌 7번째 승리를 적립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나 김광현(SSG)처럼 해마다 10승이 당연한 대투수들에게는 장민재의 시즌 7승이 대단치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민재는 해마다 수십 명의 선수가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는 프로무대에서 14년을 버텨왔고 드디어 올해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장민재는 올해도 여전히 승보다 패가 더 많은 투수지만 올해 그가 만들어낸 7승과 3.51의 평균자책점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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