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알버트 수아레즈는 한때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잘 던지고도 타선이 터지지 않거나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계투진이 무너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키기 일쑤.

4월부터 두 달간 10경기에서 4차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으나 1승 4패(평균자책점 2.61)에 그쳤다.

허삼영 감독은 "수아레즈에게 미안해 죽겠네. 등판할 때마다 역투하고 투구수도 많은데 승리를 못하니까 너무 미안하다"면서 "승수를 챙겨야 힘을 내는데 잘 던져도 승리가 없으니 너무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시즌 4번째 등판이었던 4월 21일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수아레즈는 2승 달성까지 48일이 걸렸다. 지난 8일 롯데를 상대로 6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까지 주자를 내보내지 않도록 집중했고, 이 게임을 내가 끝내겠다는 각오로 던졌다. 오랜만에 승을 거둬 팀 동료들이 많이 축하를 해줬다. 동료들에게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는 말을 했다. 팬분들도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수아레즈의 2승 소감이다.

14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4실점(비자책)으로 시즌 5패째를 떠안았으나 이후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수아레즈는 19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3승 사냥에 성공했고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대결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4연패의 늪에 빠진 삼성을 구했다. 시즌 4승째.

25일 현재 15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 중인 수아레즈는 다승 21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15승 고지를 밟은 NC 드류 루친스키와 1승 차에 불과하다. 지난해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보다 1승 더 많다.

지독한 불운에서 벗어나 연승 행진을 시작한 수아레즈. 이제부터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설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