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의 유현준 선택, 미래를 위한 상수?
출처:점프볼|20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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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가 간판스타 허웅의 전주 KCC 이적에 대한 반대급부로 유현준(25‧178㎝)을 선택했다. 허웅의 지난 시즌 보수 3억 3천만원의 50%인 1억 6,500만 원에 더해 보상선수로 유현준을 지목한 것이다. 내부 FA 박찬희(35·190.3cm)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 두경민(31·184㎝)을 1년만에 다시 데려왔으며 허웅의 보상선수로 유현준까지 품에 안으며 착실하게 가드진을 보강했다.

사실 이번 DB의 선택은 다소 의외다는 의견이 많다. 유현준이 가능성 높은 젊은 선수이기는하지만 선수층이 얇은 DB 입장에서는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되는 자원이 급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유현준은 올해 상무에 입대한지라 최소 한시즌 반 가량은 기다려야하며 FA도 얼마남지않았다. 신장도 작고 수비력도 좋지않은지라 팀 복귀 이후에도 두경민과 함께 투가드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어보인다.

많은 이들이 예상한 선수는 김지완(32‧187cm) 혹은 이근휘(24‧188cm)였다. 김지완은 다소 기복은 있지만 수준급 공격력에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즉시 전력감 듀얼가드다. 이근휘같은 경우 아직은 다듬어야 될 부분이 많겠으나 전성현 같은 빼어난 슈터로 성장할 재능을 인정받고있는 유망주다. 어쨌거나 DB는 퓨어포인트가드 유현준을 선택했고 KCC팬들 역시 시원섭섭한(?) 분위기다.

유현준은 KCC내에서 송교창과 더불어 미래의 원투펀치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이제는 희소성까지 더해지고있는 주전급 퓨어 포인트가드 자원이라는 점에서 KCC는 물론 KBL을 대표하는 1번으로의 성장도 기대됐다. 센스있고 야무진 패싱 플레이, 선배에게 주눅들지않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성향으로 인해 발전 가능성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유현준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어갔다. 데뷔 초창기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결장횟수가 많았고 그로인해 ‘유리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일찌감치 달았다. 거기에 더해 리딩, 패싱능력 등 장점으로 꼽히던 부분에서 조차 특출나지 못했고 수비 등 단점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며 이른바 ‘계륵’으로까지 혹평받는다.

선수로서 유현준이 가장 불리한 점은 작은 사이즈다. 190㎝대 1번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170㎝대 신장은 분명 많이 불리하다. 단신 포인트가드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있는 김승현같은 경우 작은 신장의 약점을 스피드와 파워 등으로 극복해냈다. 기동력을 살려 귀찮을 정도로 상대를 따라다니며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을 비롯 조금의 빈틈만 발견되면 특유의 손질을 통해 공을 가로챘다.

상대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드리블을 치기가 어려워 매우 까다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더해 힘이 좋고 몸도 탄탄하게 잘 만들어 놓은지라 자신보다 큰 선수들이 대놓고 포스트업을 쳐도 어느 정도 버틸 정도로 몸싸움이 가능했다. 단신이었음에도 수비수 김승현을 만만하게 볼 수 없었던 이유다.



반면 유현준은 김승현만큼 빠르지도 힘이 세지도 않다. 수비센스도 좋지 않은 편이며 적극성역시 매경기 달라지는지라 디펜스 적인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못하고 있다. 외려 이같은 약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비 구멍이다’는 혹평만 늘어갔다. 설상가상으로 KCC시절 함께 백코트 파트너로 주로 나왔던 베테랑 2번 이정현 역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수비력이 급격히 하락해버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수비가 약한 두선수가 동시에 나오게되면 KCC 앞선은 그야말로 ‘자동문’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이정현같은 경우 수비에서의 마이너스를 공격에서 상당 부분 만회했다. 더불어 수비력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몸싸움, 센스 등은 어느정도 남아있는 편이었다. 반면 유현준은 그마저도 되지않았다. 동포지션 대비 약한 파워, 느린 발 거기에 스크린 대처 등에도 미흡해 대인수비, 팀 수비 어떤 것도 되지않았다. 사이즈 큰 선수들에게 힘, 높이에서 당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신장에서 차이가 안나는 상대에게마저 스피드에서 밀려 속절없이 밀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단순히 작아서가 아닌 수비 자체에서 약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공격을 통해 제대로 갚아주며 득실마진을 채워놓지도 못했다. 스피드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없어 돌파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지라 상대 수비를 몰아놓고 빈공간 동료에게 들어가는 킥아웃패스의 비율도 적은 편이다. 패싱센스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압박에 약하고 돌파에 능하지 못해 펼칠 수 있는 플레이의 한계가 있다. 그로인해 예측 수비에 당하거나 중요한 상황서 실책도 종종 일어난다.

그럼에도 적지않은 시간동안 유현준은 주변의 관심을 꾸준히 받았다. 얼리드래프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안영준, 김낙현 등을 제치고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유현준보다 먼저 뽑힌 선수는 허훈, 양홍석밖에 없다. 하지만 앞뒤로 뽑힌 선수들이 모두 KBL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한 것에 비해 유현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지라 예전에 비교하면 기대치가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유현준의 담대한 성격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유현준은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다. 지속적으로 단점을 지적하는 혹평이 쏟아질 경우 어지간한 선수같으면 기가 죽기 일쑤다. 반면 유현준은 다르다.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내가 뭐?’, ‘잘하고 있는 부분은 안보여?’등의 당찬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현준은 지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 6위를 기록하는 등 오픈 외곽슛에 있어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DB 또한 호불호가 확실한 유현준의 장단점을 모를 리가 없다. 일단 당장 쓸 수 없는 선수라는 점에서 군전역 이후 FA까지 상황을 길게 본 것만은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유현준의 출신지가 원주라는 점도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과연 DB의 유현준 선택은 팀과 개인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까. 향후에 있을 나비효과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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