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파문‘의 장본인 카밀라 발리예바(ROC)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가운데, 상위권에 안착한 다른 선수들은 대체로 말을 아꼈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과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범하는 등 불안한 연기를 펼친 끝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기록(90.45점)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에도 발리예바는 개인전에 출전했고, 러시아를 제외한 각국의 따가운 시선속에 연기를 펼쳤다. 국내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발리예바가 연기하는 동안 침묵하며 중계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날 쇼트프로그램 상위권에 오른 일본 선수들은 경기 후 발리예바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79.84점으로 3위에 자리한 사카모토 가오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알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어 "지금은 내가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5위를 기록한 와카바 히구치 또한 "아직 세부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 프리스케이팅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리예바의 동료이자 쇼트프로그램 2위를 차지한 ROC의 안나 셰르바코바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죄송하다"고 침묵했다.

소신 발언을 한 선수도 있다. 쇼트프로그램 8위를 차지한 미국의 알리사 리우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위반을 저지른 선수와 깨끗한 선수가 경쟁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