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폭행‘ 기승호, 예방주사는 소용없었나
출처:점프볼|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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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중 팀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농구 선수 기승호(36‧194cm)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구형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첫 공판에서 기승호 측은 혐의를 전부 인정했고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인 당시 팀 후배 장재석(30‧203.4cm)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는 뜻을 전했다.

기승호는 지난 4월 26일 당시 소속팀이었던 울산 현대모비스 구단 숙소 내 회식자리에서 후배 장재석을 때려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배 기승호의 폭력에 장재석은 안와골절 진단까지 받고 수술을 해야만했다. 장재석 개인은 물론 팀에도 큰 피해를 준 사건이었다. 단장 교체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당시 폭력 사건은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그렇지않아도 농구 인기 부활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던 상황에서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퍼붓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장재석, 현대모비스는 물론 농구계 전체가 피해자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가해자 기승호도 당시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사건 전의 기승호는 선수로서의 이미지가 나쁘지않은 편이었다. 노장임에도 코트에서 열심히 뛰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적어도 당시 주먹질만 없었다면 그의 농구 인생 2막은 순탄하게 풀려갔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KBL로부터 영구제명된 것을 비롯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금지어로 불리는 인물이 되고말았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승호는 이미 진작에 ’폭력에 의한 피해‘를 경험한 인물이다는 점이다. 기승호는 LG 소속이던 2009년 1월 16일 인천 전자랜드 김성철(45·194cm)에게 경기중 폭행에 가까운 파울을 당한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태에서 LG 외국인콤비 브랜든 크럼프, 아이반 존슨에게 골밑을 쉽게 내주며 경기 내내 큰 점수차로 끌려 다녔다. 여기에 김성철 역시 3점슛 2개만(6득점)을 성공시켰을 뿐, 기승호의 터프한 수비에 막혀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승호는 1라운드 9순위에 지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활동량과 패기를 앞세워 가장 주목받는 신인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었다. 당시 김성철은 기승호의 거친 수비에 화가 많이 났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본인이 여러차례 파울이라고 생각했던 수비가 심판의 휘슬로 이어지지않자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기승호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느린 화면으로 봐도 확인이 됐지만 단순히 실수로 팔꿈치를 휘두르다 맞은 것이 아닌 정확하게 노리고 때린 것으로, 누가 봐도 고의성 짙은 악의적 행위였다. 당시 기승호의 반응은 신인치고는 놀라운 정도로 침착했다. 맞대응하지않고 차분하게 참아냈다. 만약 기승호가 흥분했을 경우 자칫 양 팀 간의 집단 몸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 지켜보던 심판 역시 김성철의 행위가 지나치다고 판단,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기승호로서는 많이 분하고 억울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의 냉정한 대응에 팬들로부터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선수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다. 물론 이후 2013~2014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때 동료였던 현대모비스 문태영과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벌이며 빈축을 사기도했다. 하지만 이후 정식으로 사과를 했고 노장이 된후 성실한 모습을 보여나가며 서서히 잊혀져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승호에게 더욱 실망스러운 이유는 신인시절 선배로부터 일찌감치 폭력의 피해를 당해본 입장에서 후배를 대상으로 폭력의 가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간 보여준 좋았던 모습까지 무의미해졌다. 팬들은 당사자 기승호에게 당시 예방주사가 효과가 없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주변에는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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