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베로 야구’ 파격인가, 오만인가…2회 7점 차 1루수가 베이스를 비우다
- 출처:OSEN|20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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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BO리그에는 KIA 윌리엄스 감독, 한화 수베로 감독, 롯데 서튼 감독까지 외국인 감독이 3명이나 된다.
외국인 감독이 최근 KBO리그에 늘어나면서 메이저리그 트렌드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도 이제 익숙해졌고, 경기 운영이나 선수 기용에서도 국내 감독과는 다른 차별적인 수를 선보이기도 한다.
한화의 리빌딩 임무를 맡은 수베로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실험적인 태도를 지닌 감독이다. 때로는 오해를 야기하고, 이야기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수베로 감독은 LG와의 경기에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을 선보였다. 지난 9일 잠실 LG전, 한화는 선발 카펜터가 1회 만루 홈런을 얻어맞으며 6점을 허용했고, 2회에는 수비에서 잇따른 실책과 실수가 이어지면서 추가 2실점했다.
1-8로 뒤진 2회말 1사 1루, 한화 1루수 노태형은 1루 베이스 옆에 붙어 있지 않고 뒤로 몇 발짝 물러나 수비 위치를 잡았다. 보통, 1루에 주자가 있으면 1루수는 베이스를 밟고 있다가 투수가 투구 모션에 들어가면 한 두 발짝 떨어지며 수비에 들어간다.
1루수가 1루 주자를 묶어두지 않고, 베이스를 비우는 것은 경기 후반 큰 점수 차로 벌어졌을 때(승패가 결정됐다고 판단할 때) 볼 수 있다. 이기는 팀에서는 주자에 신경쓰지 않고 수비만 하고, 지고 있는 팀은 주자 견제 의도가 없다고 백기를 드는 사인이다.
7점 차라고 하지만, 이제 2회였다. 아직 7이닝이나 남은 경기 극초반이다. 1루수가 1루를 비운 것에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의문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봤다. 기존 KBO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했다.
7점 뒤지고 있었고 한화가 최하위 팀이지만, 야구는 경기 도중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그리고 패색이 짙다고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LG 벤치는 1루수가 베이스를 비운 상황을 지켜만 봤고, 1루 주자 김현수는 2루 도루를 시도하진 않았다. 1루수가 주자를 묶어두지 않았기에 뛰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리드폭을 크게 잡고서 충분히 2루 도루를 시도할 여유가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10일 경기 전 이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하자, “수비 포메이션은 수비 코치가 맡아 진행을 했다. (경기를 포기하고) 도루를 내준다는 것보다는 (1루수의) 수비 범위를 넓게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1루수가 글러브를 두드리며 견제 속임수를 쓰거나, 뒤에서 풋워크로 주자를 견제했다. 수비 범위와 주자 견제를 동시에 하는 포메이션이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수베로 감독의 답변을 듣고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게다가 1루 수비 경험이 적은 노태형에게 어려운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앞서 1회 1사 2루에서 LG 이재원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정은원이 시프트로 2루 베이스 왼쪽에서 잡았을 때, 노태형은 1~2루 사이에서 위치해 있다가 2루로 스타트를 끊는 바람에 1루 귀루가 늦었다. 2루수가 공을 던지지 못하고 기다렸다가 송구하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수베로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노태형은 바로 1루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스타트를 2루 방향으로 했다. (시프트에서) 1루 커버가 늦은 것은 처음이었다. 시프트에서 나오는 실책이 4~5월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시즌 종반인 9월에는 충분히 시트프를 할 수 있는 플레이기에 실책을 하면 안 된다.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멘탈적인 실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의 의도가 수비 범위와 주자 견제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었다면, 1회 실수를 하는 등 기본적인 시프트 포메이션도 익숙하지 않은 1루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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