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너무 못한다. 4년 전 내셔널리그 신인왕, 2년 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26세의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성적이다.

이는 코디 벨린저(26, LA 다저스)의 이야기다. 지난해가 최저점이라 여겨졌던 벨린저의 성적이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말을

벨린저는 지난 25일(한국시각)까지 시즌 67경기에서 타율 0.172와 9홈런 31타점 35득점 41안타, 출루율 0.254 OPS 0.584 등을 기록했다.

이 성적은 규정 타석을 채우지 않아 공식 순위에는 없다. 하지만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와 비교하면 꼴찌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 비해 1리가 높다.

또 출루율은 전체 꼴찌이며, OPS는 꼴찌인 케빈 뉴먼에 비해 0.005 높다. 처참하다. 이름을 가리고 볼 경우 절대 벨린저의 성적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

벨린저는 주루와 수비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고 있으나 타격에서 심각한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 중이다. 이에 FWAR은 마이너스다.

이어 대표적인 공격 지표 중 하나인 wRC+는 61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먹튀로 꼽히는 크리스 데이비스의 2019년 wRC+가 60이었다.

벨린저가 데이비스와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2년 전 크리스티안 옐리치(30)를 꺾고 MVP를 차지할 때는 절대 상상할 수 없던 모습이다.

물론 벨린저와 데이비스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벨린저가 이번 시즌 1610만 달러를 받고는 있으나 현재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가진 선수.

또 벨린저는 아직 LA 다저스와 장기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비스와 같은 초대박 계약 이후 먹튀로 분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벨린저는 2017년 39홈런을 때리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향후 대표적인 홈런 타자가 될 것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또 벨린저는 에이징 커브와 거리가 먼 26세의 나이다. 이에 벨린저의 MVP 수상 후 끝없는 부진에 대한 실망감은 오히려 더 크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살펴보면, 반짝 스타는 언제나 있었다. 이는 신인왕-사이영상-MVP 수상자를 가리지 않았다.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인 벨린저가 신인왕과 MVP를 수상한 반짝 스타로 남을지, 아니면 화려하게 부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