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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홀로 피칭’으로 100구, 어디에도 없는 투수 노경은
- 출처:스포츠경향|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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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우완 노경은(37)이 시즌 첫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승리를 거뒀다. 1군 등판 준비 과정이 이례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끄는 승리였다.
노경은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안타(3홈런) 3사사구 2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피홈런 3개가 있었지만 모두 솔로포였다. 팀 타선이 10-5 대승을 거두면서 노경은이 승리투수가 됐다.
노경은은 “운이 좋았다. 경기 초반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며 “팀 연패를 끊는 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닝을 끌고 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한 대로 퀄리티 스타트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5이닝 3실점이면 아쉬울 뻔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노경은은 이승헌, 김진욱 등 영건들에게 밀려 선발 경쟁에서 탈락했고 개막 엔트리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허문회 롯데 감독에겐 계획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는 만큼 이맘때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내다보고 노경은 투입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경은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건재함을 입증해 보였다.
이례적인 것은 2군 투수들이 퓨처스리그에서 한두 경기를 뛰고 1군에 올라오는 것과 달리 노경은의 경우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2019년 자유계약선수(FA) 미아 시절에 만든 자신만의 연습법으로 홀로 공을 던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경은은 “FA 계약이 안 됐을 때 개인적인 노하우가 생겼다. 불펜 피칭할 때 실제 경기처럼 상황을 가정하고 던진다”고 소개했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게 아니라 실제 소리를 외치면서 공을 던진다는 게 특이한 대목이다. 그는 “피칭할 때 ‘1번 타자 누구!’ ‘1스트라이크 2볼!’ ‘주자 1·2루!’ 등 내가 가정한 상황을 소리 내 말하면서 던진다. 이렇게 하면서 쉬지 않고 100구를 채운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개막 엔트리 경쟁에서 후배들에게 밀린 것에 대해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구단이 결정했고, 그것에 대해 불만이 없다. 그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내가 봐도 이승헌과 김진욱의 구위가 좋다. 롯데의 미래다. 경험만 쌓이면 무섭게 성장할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노경은은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몸을 관리하면서 가능한 한 오래 살아남는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흰 수염이 나길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수염도 깨끗이 밀었다.
노경은은 “올 초에는 당연히 선발 들어가는 줄 알고 자신 있게 10승에 150이닝 던지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엔트리에도 못 들어가서 소심해졌다”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목표는 변함없다. 자신있다”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수치는 바꿔야겠지만 일단 그런 생각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