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데뷔를 기다리는 추신수(39)는 SSG 랜더스에 합류해 낯선 한국 야구 문화를 하나하나 배워가게 된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다른 점 중 하나가 선수단이 이동할 때 환경이다.

메이저리그는 특급 대우다. 라커룸의 개인 장비, 유니폼을 직접 챙길 필요가 없다. 홈구장에서는 구단 스태프가 모두 챙겨준다. 선수들은 핸드폰, 지갑 등 개인 소지품만 들고 다니면 된다. 원정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다. 라커룸의 짐은 스태프가 챙기고, 구단에서 원정구장 라커룸까지 책임지고 운송시킨다. 선수는 자신의 몸만 챙기면 된다. 

원정구장에서는 라커룸 담당 직원이 일일이 챙겨준다. 경기 전후 스파이크에 묻은 흙까지 깨끗하게 털어준다. 원정에서 다시 이동할 때도 유니폼, 장비 등 짐은 선수가 직접 챙길 필요가 없다.

KBO리그는 다르다. 유니폼, 배트, 글러브 등 개인 장비는 자신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 그래서 간혹 원정을 갔는데, 홈 유니폼만 챙겨와서 다른 선수의 원정 유니폼을 빌려 입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짐을 싸고, 직접 구단 버스까지 들고 이동해야 한다.

야구장⇔구단버스, 숙소⇔구단버스 등 이동할 때마다 한 쪽 어깨는 배트 가방, 다른 쪽 어깨는 물품 가방을 메고 다닌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때 이후로 17년 만에 자기 짐을 직접 챙겨서 다니고 있다.

이동 수단도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워낙 방대한 이동거리로 인해 비행기로 이동한다. 야구장에서 공항까지는 버스 이동.

메이저리그 구단은 비행기 1대를 구입해 전용기로 운영하거나 빌려서 사용한다. 빅마켓 구단들은 대부분 전용기를 쓴다. 추신수가 뛴 텍사스는 내부를 개조한 특급 전용 비용기를 운영했다. 여유 있는 좌석 공간, 스튜어디스의 서비스를 받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선수들은 홈과 원정을 오갈 때, 경기가 끝나면 야구장 안에서 구단 버스를 타고 비행장까지 곧바로 간다. 공항 탑승구를 거치지 않고 별도 게이트로 들어가 버스에서 내린 뒤 그냥 비행기에 타면 된다. 짐은 구단 직원들이 알아서 부쳐 준다. 

KBO리그는 특별한 경우 KTX나 비행기를 타기도 하지만, 대부분 1년 내내 구단 버스로 이동한다. 구단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좌석 수를 줄이고 선수들이 편안하게 개조해서 사용한다. 홈 경기를 마치고 원정을 떠날 때는 선수들이 직접 야구 장비를 챙겨서 구단 버스에 실어야 한다. 자기 짐은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 시즌 때는 대부분 경기 후 심야 이동이다.

추신수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구단 버스를 타고 부산 숙소에서 울산 문수야구장까지 이동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일반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한국 버스가 질이 다르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 몇 배 이상으로 좋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야구장에서 공항까지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에 일반 버스를 빌려 사용한다. 이날 SSG 선수단은 부산 숙소에서 울산까지 1시간 남짓 걸렸다. 정규 시즌 야간 경기를 마치고, 인천에서 부산, 광주, 창원으로 이동하면 4시간 정도 걸린다.

SSG은 당분간 1시간~1시간 반 근거리 이동만 하는 일정이다. 14일 KT전을 마치고 울산에서 대구로 이동했고, 16~17일 삼성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18일 대구에서 창원으로 이동해 시범경기를 준비한다. 20~21일 창원 NC전을 치르고 부산으로 가서 22~23일 사직 롯데전을 하고서 인천으로 복귀한다. 부산→인천 이동 때, 추신수는 처음으로 장거리 구단 버스 이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