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부 능선’에서 마운드 개편…두산은 10월의 승부를 준비한다
- 출처:스포츠경향|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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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일정의 약 70%를 치른 시점에 두산이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의 보직을 맞바꾸는 마운드 개편을 단행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10월 본격화될 막바지 순위싸움이 다가오기 전에 가용한 자원 내에서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 놓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2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 이영하를 마무리로, 마무리 함덕주를 선발로 돌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함덕주는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보내며 투구 수를 늘려가고 있고 이영하는 30일 끝난 LG와의 서스펜디드 경기 9회에 등판하며 마무리로 변신했다.
두산은 30일 현재 전체 경기의 67%인 94경기를 소화했다.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주요 보직인 선발과 마무리를 흔드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은 현상유지 역시 최선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돌며 이닝을 소화하고 있지만 ‘필승카드’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완 이영하는 지난해 17승4패의 성적을 올리고 다승 공동 2위를 차지하며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로 등판한 19경기에서 3승8패, 평균자책 5.52를 거두는 데 그쳤다. 구위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고전했다.
결국 이영하가 직접 타개책을 들고 왔다. 그는 김원형 투수코치와의 면담을 통해 마무리로 가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이에 따라 평상시 선발투수를 하고 싶어하던 함덕주와 이영하가 자리를 맞바꿨다.
선수가 희망해 보직 이동이 이뤄지긴 했으나 팀 입장에서도 한 번 해 볼 만한 ‘베팅’이다. 이영하가 선발 등판한 최근 10경기를 보면 1회 피안타율이 0.206으로 가장 낮고 2회 0.237, 3회 0.250 등 경기가 진행될수록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선발로 길게 던질 때보다 1이닝을 전력 투구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이영하는 30일 LG전 9회에 나가 1이닝을 안타·볼넷 없이 공 9개로 끝냈다.
지난해 통합우승 챔피언 두산은 선두 NC에 5.5게임차 뒤처진 4위에 머물고 있다. 위로 치고 올라갈 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시즌 막바지 20경기쯤을 남겨둔 10월의 순위 싸움에서 다른 팀들과 붙을 수 있는 체력을 만들려면 최상의 조합으로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이영하에게 선발이 아닌 다른 보직을 맡겼을 때 쓰임새가 더 좋다면 팀으로선 변화를 시도할 만하다.
재활 중인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9월 중순 로테이션에 복귀하면 두산은 잃어버렸던 전력의 퍼즐 조각 하나를 맞출 수 있게 된다. 이영하를 마무리로 변경한 선택도 최상의 전력으로 가는 ‘신의 한 수’가 되기를 두산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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