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을 믿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 수원시청 홍승연
출처:테니스코리아|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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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강원도 양구에서 그 누구보다도 빛났던 선수가 있다. 2020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대회 3관왕을 차지한 수원시청의 홍승연. 항상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팀 기여도가 높았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를 수원의 작은 카페에서 만났다.

그날은 마치 지구온난화로 인해 뜨거워진 지구가 땀을 쏟아내듯,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경기도 수원 작은 산 중턱에 다가가자 주위는 온통 산이었고 앞이 꽉 막힌 도로에 당황할 무렵, 새하얀 건물 한 채를 찾았다. 전국 방방곡곡 비가 내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곳. 한적하고 조용한 <쉬어가다>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비도 많이 오고 습한 여름날,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옆에 있던 초록색 철망 안에서 테니스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재미있어 보여 테니스 라켓을 잡았던 홍승연의 테니스 이야기를 듣기 전에 간단한 근황으로 잠시 쉬어가 보자.

현재 코로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평소에 스트레스를 잘 받는 타입은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듯이 올해 코로나가 너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대회에 맞추어 몸을 만들고 준비하면 취소되거나 연기되니깐 힘들더라. 이런 부분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지치지만 말고 팀 동료들과 언제 있을지 모르는 대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혹은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좋은 사람들과 수다 떨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 ‘굳이 이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를 풀어야지’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먹다 보니 스트레스가 풀려지더라. 하하하. 여기도 감독님이랑 팀 동료들끼리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커피 한 잔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숙소에서 차로 금방 올 수 있는 거리라 최근에 자주 들리곤 한다. 이름 그대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이름 그대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럼 최근에 먹어 본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팀 동료들이 공통으로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중국 음식인데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그런 음식이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파는 음식들을 좋아한다. 아까 점심에도 먹고 왔다.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

평소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많던 홍승연 옆에는 항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팀 동료들이 있었다. 개인 시간이 주어지면 동료들이랑 코트에서 족구 게임도 자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동료들과 코로나 속 힘든 상황을 잘 풀어 갈 수 있었던 요인은 좋은 사람들과 같이 흘렸던 땀이었다.
짧은 근황을 뒤로 한 채 홍승연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테니스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호기심으로 라켓을 잡았을 때는 어린 나이기도 하고 한참 뛰고 놀 때라 주변에서도 크게 반대는 없었다. 다만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테니스를 시작할 무렵, 어려움은 없었나?
“환경 적응에 대한 부분이 조금 어려웠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더 나아가 대학교에서 실업팀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엄청 힘들었다. 그럴 때 감독님이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오고 1년 정도는 실력 보단 환경 적응에 더 신경 썼다.”

도움을 많이 받았던 감독들은 누구였나?
“물론 JSM아카데미 시절 이진수 감독님, 최종욱 트레이너 선생님, 최주연 코치님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수원시청 최영자 감독님하고 함상영 팀장님이라고 제가 수원시청 오기 전 감독님이었는데 이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영자 감독님은 어떤 사람인가?
“저희를 큰 부담 없이 엄청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다. 저희에게 맞추시려다 보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어 주신다. 우리가 더 잘해서 꼭 보답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초창기 어려운 상황들을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이었다. 또한 든든한 은사들의 존재는 홍승연이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테니스 말고는 다른 스포츠를 취미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그녀의 테니스 인생을 더 들어보자.

자신만의 강점, 주특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기사에도 많이 실렸듯이 톱스핀이 가장 자신 있다. 이것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대회 때 나랑 비슷한 톱스핀을 구사하는 선수가 있으면 유심히 잘 살펴보게 된다. 그 선수에게서 더 배울 점이 무엇인지 찾는다. 그리고 힘있고 공격적인 볼을 구사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싶다. 이 부분이 나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본받고 싶은 선수? 롤모델이 있다면?
“하하하. 사실 특별히 없다. 어렸을 때 외국 선수들 플레이를 봤었다. 특히 페. 나. 조(페더러, 나달,조코비치)라고 ‘빅3’ 선수들은 팬들이 엄청 많다. 그래서 서로 팬들끼리 싸우기도 하는데 저는 딱히 누구 한 명 특별히 응원하는 선수는 없다. 이 세 선수의 모든 것을 다 본받고 싶다. 예를 들어 페더러는 모든 부분이 완벽해서 닮고 싶고, 나달은 개인적으로 치고 싶은 샷이 있어 그 샷을 배우고 싶고, 조코비치는 경기 운영 능력과 멘탈적으로 훌륭한 선수라 그런 부분을 본받고 싶다. 계속 이 선수들을 보고 싶고 모두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 하하하”

최근 실업연맹전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3관왕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3관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고 실감이 안 난다. 수원시청 팀에 와서 복식에서는 많이 우승을 했었는데 단식은 저조했다. 그 부분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고 이번 대회에서 단식 타이틀도 획득할 수 있어서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많은 우승 경력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우승을 뽑자면?
“이번 실업연맹전도 기억에 남지만 약 10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아시아-오세아니아 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때 대회에 출전하면서 우승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고등학교 마지막 대회였는데 앞서 실업연맹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경기다’라고 생각하면서 임했더니 결과도 좋았다. 지금 앞에 있는 이 대회 말고는 없다고 생각하니깐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복식 우승 커리어가 화려하다. 가장 합이 잘 맞는 파트너를 고른다면?
“현재 파트너인 김나리 선수다. 언니(김나리)가 워낙 잘해서 배울 점도 많고 저의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고 이끌어 준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좋고 합도 잘 맞는다.”



첫 그랜드슬램 무대였던 ‘2010 호주오픈’ 당시를 회상하면?
“그랜드슬램에 뛴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았고 좋은 경험이 됐다. 1회전 상대가 미국선수로 US오픈 주니어부 준우승자였는데 아쉽게 졌다. 하지만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그것이 유일한 자랑거리인 것 같다.”

자신의 실력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을 주고 싶은가?
“몇 점 만점인가? 하하하.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주고 싶다. 하하하 너무 많은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앞서 말했듯이 나에게 남겨진 숙제가 있는데 그 숙제를 다 풀 수 있다면 나머지 20점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일정은?
“현재는 9월에 있을 안동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몰라 편안하게 팀 동료들과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은퇴할 시점에 자기가 염두에 둔 목표는 꼭 지키고 팀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던 선수로 평가를 받고 싶다. 인성이 좋은, 성실했고 책임감이 강했던 선수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부분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테니스 꿈나무들에게 조언하자면?
“실업연맹전 단식 결승 상대가 10살이나 어렸던 박소현(성남시청)이었다. 물론 박소현이 테니스 꿈나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세대교체가 되어 대한민국 테니스를 이끌어 갈 선수임은 틀림없다. 이런 선수들이 결승까지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 지금보다 더욱 많이 테니스를 할 시간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또한, 나는 JSM아카데미에서 좀 더 현실적인 꿈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안 좋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선수들은 더 많은 기회가 있으니 꿈을 크게 가지고 자신의 꿈을 믿으며 큰 꿈을 향해 밀고 나갔으면 좋겠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주변 사람들과 소통도 많이 하는 선수가 되어서 대한민국 테니스를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홍승연과의 인터뷰 시간이 끝날 무렵, 하늘도 지쳤는지 비 내리는 것을 멈추고 잠시 쉬고 있었다. 호기심으로 테니스를 접했고 힘들었던 상황을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던 홍승연.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테니스 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홍승연을 응원한다.

-기사 전문은 테니스코리아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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