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맘대로 안 돼"…'괴물' 유해란, 차분해서 더 무섭네
- 출처:스포츠서울|20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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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알았다.”
지난 2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디펜딩 챔프가 된 유해란(19)은 우승 인터뷰에서 “사실 압박감이 없던 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언니들이 총출동한 큰 대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이 디펜딩 챔프가 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연패에 성공한 약관의 챔피언은 벌써 깨달음을 얻은 모습이다. 그는 “올 시즌 챔피언조가 세 번째다. 두 번째까진 잘 치고 싶어서 결점 없이 플레이하려다가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승은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급해질 필요 없다고 느꼈다. 스스로 생각을 바꿨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2019년 유해란은 이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기상 문제로 대회가 36홀로 축소 운영되면서 운이 따랐다. 올해는 변칙 없는 레이스에서 지난해 돌풍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2019 LPGA투어 신인왕인 이정은6가 마지막 날 6타를 줄이며 무서운 뒷심을 보였지만, 유해란은 침착하게 2연패를 조준했다.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가 후 14번 홀(파4)에서 바로 버디를 만들어 만회한 뒤 2타를 더 줄여 레이스를 끝냈다.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해 우승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도 달성했고, KLPGA 투어 역대 72홀 최소타(265타) 타이기록도 세웠다.
“원래 성격 자체가 차분하고 낙천적”이라고 자신을 설명한 유해란은 “다만 지난해까지 플레이는 실수도 잦고 급한 편이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차에 타면 뭐가 잘 됐고 안됐는지 생각하는 편이다. 잊어버려야 할 것은 잊어버리려고 한다. 그런 과정이 성숙하게 성장하는데 도움된 것 같다“고 자신만의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밝혔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것’도 비결 중 하나다. 그는 “대회 나올 때 ‘우승을 해야겠다’, ‘톱텐에 들어야겠다’같은 특정 목표를 잡지 않는다. 괜히 더 신경 쓸 것 같아서다. 예선 통과만 하자는 생각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번 우승은 올 시즌 KLPGA 루키 최초다. 이로써 유해란의 신인상 포인트는 785점에서 1055점이 됐다. 2위 조혜림(692점)과 격차가 커지면서 신인왕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유해란은 “올해 전 대회 컷 통과가 목표다. 하반기에도 그런 생각으로 하면 좋은 성적 나올 것 같다. 시즌이 아직 남았기 떄문에 자만하지 않고 착실히 신인상포인트를 쌓겠다”며 “루키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와서 우승할 수 있게 된 것 드문 일인 것으로 아는데 해내서 다행이고 매우 영광이다. 반짝하고 없어지는 선수가 아닌, 대중들에게 많이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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