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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관중석 올라간 한용덕 감독, 30년 한화맨의 위기
출처:OSEN|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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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한화맨. ‘영원한 이글스’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한용덕(55) 감독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깊어지고 있다. 어느새 12연패, 한화의 추락은 끝을 모른다.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NC전 홈경기를 앞두고 한화 선수들이 외야에서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할 때 한용덕 감독은 관중석에 있었다. 유니폼을 입고 펑고 배트를 든 채 1루 관중석의 맨 꼭대기에 올라갔다. 한참 동안 그라운드 아래를 응시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훈련 시간이 되자 그라운드로 내려온 한 감독은 마운드로 향했다. 타격 훈련에 나선 타자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졌다. 지난 1987년 한화 전신 빙그레에서 배팅볼 투수로 이글스와 첫 인연을 맺었던 한 감독에게 배팅볼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선수 은퇴 후 코치와 감독이 되어서도 배팅볼을 멈추지 않았다.

오죽 많이 던졌으면 선수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코치가 되어서 했다. 지난해부터 팔꿈치 통증이 도져 배팅볼을 거의 던지지 않았지만, 팀이 11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모처럼 팔을 걷어붙였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가 될 수 있었지만 장난 섞인 동작과 미소도 지으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려 했다.






이렇게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는 이날도 2-13 대패를 당했다. 지난달 23일 창원 NC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12’로 불어났다. 이 기간 한 번도 5회까지 리드를 잡지 못할 만큼 무기력했다. 하주석과 오선진의 부상 악재까지 겹쳤고, 당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반전 카드도 마땅치 않다.

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한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지난 2018년 첫 해 팀을 3위로 이끌며 10년 암흑기를 끊어냈지만, 지난해 9위로 내려앉더니 올해는 10위 최하위로 추락했다. 12연패는 구단 역대 3번째로 긴 기록. 최다 14연패도 머지않았다.

아직 28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 벌써부터 시즌을 포기하는 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연패가 길어지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한화 구단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 대개 부진에 빠진 구단들은 1~2군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 선수 트레이드, 외국인 교체로 돌파구를 찾는다.

계약 마지막 해 성적 부진에 시달리는 감독에겐 시간이 흐를수록 ‘레임덕’이 찾아온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선 빠른 연패 탈출과 반등이 필요하다. 배팅볼 투수, 선수, 코치, 프런트를 거쳐 감독까지 한화에 몸담은 기간만 30년이 넘는 한 감독에게 반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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