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ACL 진출한 서울, 최용수 감독의 결단력
- 출처:오마이뉴스|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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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서울, 대구와 0-0 무승부로 3위 지켜내... 3년 만에 ACL 진출 확정
2020 AFC 챔피언스리그(아래 ACL) 진출권은 FC서울의 차지였다. 서울은 1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A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구FC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전 37라운드까지 대구에 승점 1점 앞선 3위를 달리던 서울은 같은 시간 울산 현대를 4-1로 물리친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4점 앞서며(서울 53점, 포항 49점) 3위자리를 지켜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반면 서울전 승리를 통해 3위자리를 탈환하고자 했던 대구는 무승부로 5위에 그쳐 아쉽게 2시즌 연속 ACL 진출에는 실패했다.
지난 라운드까지 파이널 라운드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ACL 진출권을 놓칠 위기에 있었던 서울은 위기의 순간에서 최용수 감독의 결단력이 빛을 발하면서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의 한 수, 오스마르 전진배치와 김주성 투입
이전 포항전과 비교해봤을때 서울의 라인업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공격쪽에서는 박동진이 선발로 출전한 가운데 주전으로 활약했던 고요한, 주세종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동안 서울은 주세종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알리바예프, 이명주, 주세종이 3미들을 구성했지만 역할 분담, 수비 보호면에선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오스마르가 수비로 내려가면서 스피드에서 약점을 보이는 등 수비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보니 전체적인 수비가 크게 흔들려 서울은 파이널 A 라운드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8실점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윤종규, 김주성을 투입해 22세 이하 선수 출전룰에서도 자유로웠다. 서울은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22세 이하 선수 출전룰에 발목을 잡힌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 원인에는 조영욱의 부상 이탈이 컸는데 결과적으로 서울은 22세 이하 선수 출전 룰에 발목이 잡히면서 교체카드 측면에서 1장을 무의미하게 소모하게 되어 전술변화가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 약점이 노출된 가운데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최용수 감독은 서두에 언급한 오스마르, 윤종규, 김주성을 기용해 수비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전 포항과의 경기에서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며 3실점을 허용해 그대로 무너졌던 서울은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를 펼침과 동시에 밸런스가 잘 잡히면서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서울의 단단한 수비속에 대구는 전반전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공격의 활로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여기에는 오스마르 전진 배치가 상당히 주효했다. 3백의 스토퍼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1차 저지선 역할을 수행한 오스마르는 약점이던 스피드가 부각되는 것이 아닌 장점이 더욱 돋보였다. 수비시에는 컷팅 능력을 통해 상대의 패스 줄기와 동선을 차단한 오스마르는 특유의 빌드업 능력을 바탕으로 볼 줄기 역할까지 해내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제대로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또한 공중볼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오스마르는 대구의 주요 공격루트가 에드가, 박기동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였다는 점에서 수비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수행했다.
오스마르가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주자 황현수, 김남춘, 김주성으로 구성된 3백라인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서울은 올 시즌 김주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수비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 적이 많었는데 이 경기에서도 최용수 감독은 김주성을 투입하는 과감한 결단력을 선보였고 김주성은 그에 부응하며 무실점으로 막었다. 물론 한 차례 핸드볼성 플레이가 주심의 재량 속에 넘어간 경우는 있었지만 김주성의 활약 속에 대구의 공격수 에드가를 완벽히 봉쇠할 수 있었다.
3시즌 만에 ACL 출전 서울, 반드시 필요한 전력보강
지난시즌 강등의 위험에서 살아남은 서울은 1년 만에 최용수 감독의 지휘 속에 ACL 출전을 기록하며 분명 시즌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제대로 된 전력보강 없이 얇은 선수층으로 시즌을 치르면서 기록한 성적이기에 최용수 감독의 능력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부분이다.
이로써 최용수 감독은 서울의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2012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을 ACL 진출로 이끌었다. 그리고 2017년 이후 3년 만에 ACL 진출권을 확보한 서울은 내년 1월 열리는 ACL 플레이오프를 통해 32강 본선행을 결정짓는데 이변이 없는 한 본선행은 확정지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그럼 이쯤에서 다음 시즌 서울의 ACL 경쟁력은 어느 정도가 되는지 여부인데 시즌 후반부 보여준 서울의 경기력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뒤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도 리그와 FA컵만 치뤘음에도 서울은 얇은 스쿼드의 한계 속에 여름 이후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반기에 확보한 승점들이 있었기에 순위가 추락하지 않고 끝까지 3위 자리를 지켰다는 점이었다. 지난 겨울에도 알리바예프와 페시치를 영입한 것 외에는 제대로된 전력보강이 없었던 서울은 지난 여름에도 ‘0입‘이라는 비아냥 속에 한 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으면서 결국 시즌후반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서울은 내년 ACL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이번 겨울 전력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분명 서울은 박주영과 고요한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 조영욱, 윤종규, 김주성과 같은 젊은 선수들, 알리바예프, 오스마르와 같은 용병선수들이 스쿼드에 있다곤 하지만 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속에 현 스쿼드로는 부담이 뒤따르는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전력이 한 수위인 팀을 상대로 보여준 전적 역시 서울의 다음 시즌 ACL 성적을 안심할 수 없게 만든다. 올시즌 K리그 1의 1, 2위를 차지한 전북 현대, 울산 현대를 상대로 서울은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물론 두 팀과 서울의 전력 차이가 분명 존재했다곤 하지만 서울은 이들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음에도 한 끗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ACL 무대에선 전북, 울산과 전력이 비등한 팀이 출전하는데다 장거리 이동이라는 변수가 있는 가운데 서울이 ACL에 출전하는 팀들과의 경쟁에서 이 한 끗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올시즌 서울이 기록한 ACL 티켓 확보는 지난 시즌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한 결과물인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얇은 스쿼드 속에서 보여준 최용수 감독의 운영 능력이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 ACL과 리그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전력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대구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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