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아서 원정와' 제주 내부에는 어떤 몰상식한 일이 있었나
- 출처:스포츠한국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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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의 증언은 모두 제주 내부의 문제로 향한다. 제주 내부에서는 몰상식한 일이 수없이 벌어졌고 선수단과 프런트, 그리고 코칭스태프 모두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팀의 가장 중요한 단합과 응집력은 모래알이 됐고 좋은 멤버를 갖추고도 제주는 강등됐다.
▶‘알아서 원정오라’ 황당한 지시
제주는 최근 한 원정경기에서 18인 경기명단에 들지 못한 나머지 1군 선수들도 모두 원정경기에 참석하라는 구단 지시를 내렸다. 여기서 문제는 18인 경기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 대부분은 알아서 원정경기가 열리는 곳까지 오라는 곳이었다.
마침 지방이었고 교통편이 쉽지 않았다. 서귀포에서 제주를 와 공항에서 다른 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뒤 차를 렌트해서 원정경기가 열리는 곳에 이동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몇 시간이나 걸리는 긴 여정에 구단 관계자는 인솔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삼삼오오 돈을 각출해 이동경비를 마련했을 정도다.
게다가 한 관계자는 “제주가 원정경기를 가면 나오는 간식비까지 줄였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먹는 간식의 푼돈마저 아끼려고 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연봉협상만 들어가면 벽을 보고 얘기하는 것처럼 완강하게 일방적인 금액만 주장하는 구단의 행태에 열 받은 선수들은 간식비마저 아끼려는 구단의 모습에 ‘치사하다’는 말까지 절로 나왔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시즌을 앞두고 제주 선수단 내부에서 ‘우리 구단의 진짜 감독은 누구인가’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조성환 감독 외에도 감독만큼 권한을 행사하는 이들이 많아 선수단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워했다는 것. ‘어느 줄을 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코칭스태프에서는 선수단 내에 명망 있는 몇몇 고참선수들을 어린 선수들까지 모두 보는데 앞에서 망신을 주는식으로 군기를 잡다보니 오히려 선수단의 반발이 심하기도 했다.
선수단도 느낄 정도로 코칭스태프 위에 프런트가 군림하고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이 심하다보니 자연스레 선수단도 코칭스태프와의 고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선수단도 강등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프런트 잘못만으로 몰아갈 수도 없다. 선수들 스스로도 강등의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선수들이 뛰었고 좋은 선수구성에도 정신력 부족과 투혼이 없던 축구를 했기 때문이다.
올시즌 초 제주는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로 제주종합경기장에서 홈경기를 했다. 이때 제주 선수단은 구단에 요청해 클럽하우스가 있는 서귀포에서 제주종합경기장까지 이동거리가 머니(약 46km) 제주시에서 숙박을 요구했다.
고작 차로 1시간 거리가 멀다고 하는 것이 황당하긴 하지만 그렇게 해줘서 이기기만 한다면 좋다. 구단은 받아들여 제주시에서 숙박을 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또한 지난시즌 15경기 연속 무승으로 부진에 빠졌을 때 박진포 주장을 중심으로 선수단은 삭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몇몇 선수들은 삭발 소식을 듣지 못해 삭발을 하지 못했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다. 선수단 내부에서마저 얼마나 소통이 되지 않는지 보여주는 일화다.
제주는 최근 매년 주장이 바뀔 정도로 리더십있는 선수의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윤겸 감독도 “제주에는 온순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강한 성격의 남준재를 영입해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며 남준재 영입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때론 미움을 받으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부재로 제주 선수단은 응집에 실패했고 결국 창단 37년만에 강등이라는 굴욕의 역사를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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