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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끝냈으면…" 인천은 '생존왕' 타이틀이 달갑지 않다
출처:스포츠서울|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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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올해 와서 잘 모릅니다.”

2019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유상철 인천 감독에게는 ‘생존왕’에 대한 질문이 잦아졌다. 그때마다 유 감독은 자신이 인천에서의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답변을 시작하곤 했다. 여기에서 “알고 있지 않다”는 “알고 싶지 않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인천에 그런 유전자(DNA)가 있다고 하더라.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존왕’이 성립하는 전제, 즉 강등권 경쟁을 해야 하는 팀의 현실 자체를 지적한 셈이다.

인천의 대표 별명인 ‘생존왕’은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1부 잔류에 성공해온 구단의 독특한 역사가 반영됐다. 시·도민구단이 지닐 수밖에 없는 여러 한계 속에서도 2013년 승강제 도입 이래 한 번도 K리그2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이는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다. 최상의 성과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인 만큼,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성적표라 볼 수 있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한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모양새다. 전반기 내내 최하위에 머무를 정도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후반기 한 번 반등세에 오르더니 외인 간판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까지 살아나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9~10월에는 울산, 전북, 대구 등 상위권 강팀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리며 ‘생존왕’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5월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잔류’를 이야기했다. 파이널라운드B(하위리그) 돌입을 앞둔 현 시점에도 목표를 향한 항해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성적을 노려야 할 전력을 가지고도 막판에 생존만 하면 된다는 자화자찬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처음 부임했을 때는 득점이 나지 않는 게 가장 고민이었는데, 이제 점수는 나오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서 정예멤버들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제는 그 퍼즐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숙제다. 승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지는 팀 같은 운영을 하는 부분도 바로잡아야 한다”며 타이틀을 떼기 위한 더 근본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파이널라운드 5경기를 통해 살생부는 가려진다. 정규리그 12위는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최하위 제주 유나이티드(4승11무18패·승점23)와도, 10위 경남(5승13무15패·승점28)과의 차이도 크지 않아 서로의 결과에 따라 막판까지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제주와 경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웃던 유 감독은 “나는 경우의 수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확률도 떨어질뿐더러, 그걸 바라는 것도 요행이다. 게다가 거기에 목매는 것 자체가 피가 마를 것 같다. 우리가 스스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각오했다. 파이널라운드B 첫 라운드는 19일 시작된다. 성남 원정을 치르는 인천의 순위가 이번에도 하위리그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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