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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불매운동 좋지만.."선수 용품까지 부담주지 말았으면"
출처:스포츠조선|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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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까지 부담 주지 말았으면…."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최근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가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친구 중 한 사람은 최근 한-일 갈등 국면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적극적이었다. 온라인에서 돌고 있는 일제 브랜드 리스트를 휴대폰에 담고 다니며 동참을 권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불매운동 이야기를 하던 중 "네이마르, 메시 등 세계적 스타들이 신는 나이키, 아디다스같은 유명 브랜드도 많은데 일부 K리그 선수들이 일본 브랜드 축구화를 신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경기 용품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댓글에서도 간혹 스포츠 선수들의 일본 제품 사용을 지적하는 시선이 있더라"며 "운동 선수에게까지 일제 불매운동과 과도하게 연관짓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소비생할 과정에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일본 상품을 거부하는 것과 운동 선수의 일제 용품 사용은 별개로 보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수용 경기 용품은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축구화의 경우 선수별 발모양과 플레이 특성이 달라 자신에게 최적화된 스타일로 별도 주문 제작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시아인 체형에 더 적합한 일본 제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흔히 골프채를 선택할 때 ‘USA스펙‘, ‘아시아스펙‘를 따지는 것과 비슷하다. 축구화에도 발이 길고, 볼이 좁은 서양인과 그렇지 않은 동양인에 맞는 신발이 브랜드마다 다르다는 것.

일례로 K리그의 유명 선수 A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서양 브랜드의 축구화를 신었다가 도저히 자신의 발에 맞지 않아서 일본 브랜드를 착용하고 있다. 대다수 선수들이 이런 경우다.

제품의 질을 떠나 선수들은 일본 브랜드라고 해서 당장 바꿀 수도 없다. 수년∼십수년간 사용하며 자신의 몸에 익숙해진 제품을 갑자기 바꿨다가는 경기력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력이 생명인 프로 선수들에게는 ‘사회 분위기가 그러하니 일본 제품을 당장 버려라‘고 부담주는 것은 가혹한 일일 수 있다.

일본 브랜드 용품이 훨씬 많은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야구 선수들이 일본 용품을 사용하는 것은 한-일 갈등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였지 국민 정서를 거스르고 일부러 일본 제품을 선택한 것도 아니다. 더구나 다른 대체 용품이 마땅히 없기도 하다.

대체 용품이 없기로는 프로농구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키네시오 테이프‘다. 선수들이 장딴지, 무릎, 허벅지 등에 자주 붙이고 나오는 피부색 테이프를 말한다. 프로 농구단 트레이너들에 따르면 이 테이프는 근육결을 따라 붙여서 혈액 순환을 돕고 부상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근막 손상 부상을 했을 때도 이를 사용하면 당장 큰 무리 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사용하는 키네시오 테이프는 모두 일본 제품이다. 국산 제품도 사용해봤지만 접착력에 큰 문제가 있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해서 사용하기 힘들단다. 선수들이 경기 중에 많은 땀을 흘리기 때문에 접착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한 트레이너는 "발목 테이핑에 사용하는 흰색 ‘시테이프‘라는 것도 있다. 이 테이프는 미국과 일본 제품 중 선택이 가능하지만 키네시오 테이프는 일본이 독보적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 선수에게 일본 제품은 불가피한 사정이 많은 만큼 팬들이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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