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지 않으면 보내준다? 조용호 등 염경엽의 후배사랑 수혜자
- 출처:스포츠서울|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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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강백호의 갑작스러운 부상이탈 악재를 만났다. 그러나 오히려 팀은 상승세다. 조용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강백호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13일까지 43경기에서 타율 0.330, 득점권 타율 0.400을 기록 중이다. 조용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무상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말 그대로 SK가 아무 대가 없이 조용호를 KT에 내줬다는 얘기다. 조용호와 KT 모두 윈윈의 결과를 얻고 있다.
조용호는 2017년 뒤늦게 1군 무대에 데뷔할 정도로 빛을 보지 못했다. 우유배달까지 하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던 그는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기어이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16경기 밖에 뛰지 못했고 타율 0.077로 부진했다. 염 감독은 “(조)용호는 우리 팀에 있으면 뛸 자리가 없다. KT가면 뛸 수 있을 것 같아 보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민, 한동민, 고종욱, 노수광, 정의윤 등이 있는 SK의 현재 외야를 보면 조용호가 파고들 틈이 없다.
염 감독은 넥센(현 키움) 사령탑 시절인 2016년에도 무상 트레이드로 서동욱의 길을 열어준 적 있다. 당시 뒷돈이 오간 것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샀지만 결국 무상 트레이드라는 게 확인됐다. 서동욱은 KIA 유니폼을 다시 입은 2016년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6홈런, 67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2017년에도 125경기를 뛰며 타율 0.282, 7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지금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고 있지만 KIA 이적으로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 코치 역시 염 감독의 배려로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염 감독이 현대(현 키움) 운영팀장일 당시 이 코치는 군 복무 후 방출됐다. 팀에 뛸 자리가 없었다. 방출된 이 코치의 재능이 아까워 염 감독은 몰래 그를 두산에 추천했다. 이 코치는 테스트를 거쳐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성공신화를 썼다. 2006년 두산에서 1군에 데뷔 해 지난해 NC에서 은퇴한 이 코치는 13시즌을 뛰며 개인 통산 타율 0.291, 1478안타, 340도루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팀에서 자리가 없어 뛰지 못하면 결국 그 선수의 야구인생은 끝이다. 그런데 다른 팀에서 조금이라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그 선수에게는 기회가 아닌가. 야구인 선배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한다. 후배가 살길을 열어주는 것도 선배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아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후배를 위해 기꺼이 다른 팀으로 보낸다. 감독이 아닌 선배로서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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