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

‘빙속 여제‘ 이상화(30)가 눈물 속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상화는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을 열었다. 벅찬 감회에 젖은 듯 눈물을 흘리고 때때로 말을 잇지 못한 이상화는 "선수로 뛰기에 많은 나이가 됐다.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무릎이 문제였다.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은퇴 이유를 밝힌 뒤 "항상 ‘빙속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상화는 마지막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3월 말에 은퇴식이 잡혀 있었다.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아 조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활을 병행했는데, 예전 몸 상태로 끌어올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연속 금메달을 따낸 2014 소치올림픽을 꼽은 이상화는 "2018 평창올림픽 전이 가장 힘들었다. 메달을 아예 못 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혔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대로 자 본 적이 없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 어느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다. 내려놓고 당분간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며 "이제 목표를 세워갈 차례다. 후배들을 위해 지도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해설자나 코치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이상화는 최고 스타로 성공한 원동력에 대해 "‘쟤도 하는데 왜 나는 못하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정말 안되는 것을 되게끔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