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 9단 "내려놓으니 잘되더라"
- 출처:한게임 바둑|201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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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G배 통합예선 통과한 최정 9단
"시구 연락 온다면 저로선 너무 좋아요"
"혼자 이겼어."
"아, 진짜, 진짜요? 몇 판이었죠?"
10여분간의 복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선 최정 9단은 몰려든 기자들의 전언을 듣고선 동료기사들의 잇단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살 어린 중국의 정쉬 4단을 만나 완승의 내용을 보여 주었지만 중도 휴식 없이 장장 6시간에 걸친 마라톤 대국을 벌였다. 인터뷰는 참았던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 이뤄졌다.
준결승에서 세계 챔프 경력의 구쯔하오 9단을 격파한 데 이어 아홉 판의 한ㆍ중 결승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측 승점을 가져온 최정 9단은 둘러싼 기자들의 질문 하나 하나에 특유의 쾌활한 웃음을 섞어서 답했다.
Q. 연일 장시간 대국을 하느라 힘들었겠다.
A. "그렇긴 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피곤하지 않다."
Q. 점심시간이 없는 대국이라서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지.
A. "집에서 주먹밥을 사왔다. 엄마가 만들어 주신 주먹밥을 (대국장 밖에 놓아두고) 조금 먹었다."
Q. 예선 결승까지 어느 판이 가장 힘들었나.
A. "구쯔하오 9단과의 준결승전이다. 오늘도 조금은 좋았다고는 생각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Q. 강한 남자기사들을 만나면 어떤가. 투지라고 할까, 그런 것이 생기는지.
A. "성별하고는 상관없다. 나보다 잘 두는 상대를 만나면 투지가 생기는 것은 있다."
Q. 중국기사들과의 대국은 어떤 마음인가.
A. "한 번도 안 두어 본 상대들이 많아서 뭐라고 해야 할까, 편하다고 해야 하나. 한국기사들은 가까이서 잘 두는 것을 많이 느끼고 하니까 그런 점이 있는데 중국기사와는 그렇지 않다."
Q. 통합예선 대진표를 처음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
A. "두 판을 이긴다면 구쯔하오 9단이 있더라. 좋았다. 중국 선수이고 둘 기회가 거의 없는 강자라서 두렵기보다는 좋았다."
Q. 준비를 좀 했는지.
A. "포석을 조금 찾아봤다. 상대가 구쯔하고 9단이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하지는 않았다. 매번 상대 기보를 좀 보고 포석을 어떻게 둘지를 생각하고 그런다. 엄청 구상해 온 것은 아니고 그냥 편하게 둔 것 같다."
Q. 방송 중계에서 인공지능 수들과 일치율이 상당히 높다고 하더라.
A. "아, 그래요? 늘었나(웃음)."
Q. 스웨 9단도 이기고 구쯔하오 9단도 이기고, 겁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으니까 뭔가 다가가고 올라간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A. "실력은 잘 모르겠고, 요즘 공부할 때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한다. 져도 좋고 이겨도 좋고 그런 마음으로 두어서 좀 잘된 것 같다."
Q. 인공지능으로는 어느 정도 공부하나.
A. "인터넷 바둑을 많이 두고, 그 바둑을 인공지능으로 복기해 보는 정도이다. 국가대표 훈련 끝나고 집에 가서 씻고 운동하고 자기 전까지 인공지능으로 공부한다."
Q. 운동은 어떤 것을 하나.
A. "필라테스와 농구. 농구는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동호회에 가서 하고 있다."
Q. 인공지능 공부의 장단점이라면.
A. "잘 모르겠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듯한데 저는 되게 평범하게 쓰고 있다. 바둑 두는 것 복기하고 궁금한 것 찍어 보고."
Q. 박정환 9단이 스미레를 만나서 ‘넌 아직 인공지능하고 두는 걸 즐기지 말아라. 다른 공부를 좀 더 많이 하라‘고 조언했는데.
A. "그냥 외우려고만 하면 좋지 않은 것 같다. 인공지능이 완전히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생각하면서 실력이 느는 것 같다."
Q. 오랫동안 지켜왔던 머리 스타일을 커트머리로 바꾼 지 두 달 만에 다시 파마를 하고 물을 들였다.
A. "하하하하. 잘랐다가, 자른 김에 이것 저것 다해볼까 그런 마음이었다."
Q. 그럼 또 바꾸나.
A. "지금은 더 하기엔 머리카락이 너무 상했다. 조금 기른 다음에. 마음에 들기도 하고."
Q. 아까 마음을 편하게 먹어서 이기든 지든 신경을 덜 쓴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는데 본선 각오가 그런 건 아니지 않나.
A. "본선도 이겨도 좋고 져도 좋고…."
Q. 그렇게 마음이 편해진 계기나 동기가 있을까. 전부 그렇게 하고는 싶어도 잘 못하는데.
A. "승부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많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어차피 바둑일 뿐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기본적으로 바둑은 놀이인데 그것 한 판 졌다고 별로…."
Q. 혹시 프로야구 최정 선수가 속해 있는 SK 구단에서 시구하자고 연락 온다면.
A. "저는 좋다. 너무 좋다."
Q. 본선에서 목표는.
A. "본선 시작까지 아직 멀지만 운명이 이끄는 데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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