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마무리, '마무리 투수'에서 갈릴까
- 출처:스포츠경향|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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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코마니, 혹은 장군멍군이었다.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롯데전. KIA가 3회초 타자 12명이 나와 8점을 뽑더니, 롯데가 3회말 타자 9명이서 4점을 뽑아 8-7 한 점차로 쫓았다. 6회말 롯데가 이대호의 동점타 이후 후속 채태인의 병살타로 찬스를 잇지 못하더니, 8회초 KIA도 최형우의 적시타 이후 안치홍의 병살타가 나왔다.
연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9-9 동점 상황에서 롯데는 연장 10회초 마무리 손승락을 냈지만 아쉬운 수비가 이어져 무사 만루 상황이 됐다. 그리고 KIA가 한 점을 먼저 도망갔다. 그러나 롯데 역시 10회말 KIA 마무리 윤석민에게서 실책을 이끌어내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민병헌의 희생 플라이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갈린 건 양 팀 간 분명한 차이 때문이었다.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을 11회초에도 올렸고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반면 KIA는 10회 부진했던 윤석민을 올리지 못했고, 문경찬이 1사 1·2루에서 문규현에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비롯 동점 상황에서 실점하긴 했지만, 손승락이라는 든든한 마무리의 존재는 승부의 추가 끝내 롯데로 기울어진 요인이었다.
롯데의 상승세는 불펜이 안정되면서 찾아왔다.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9일까지 17경기에서 14승3패를 거두는 동안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로 10개팀 중 가장 낮았다. 유일한 3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손승락은 9월 이후 9세이브를 챙기는 동안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어느덧 시즌 28세이브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손승락의 앞은 구승민, 오현택, 진명호 등이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지만 않으면 최근 무서운 전준우·전병우를 위시한 롯데 타선이 무섭게 추격하며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만든다.
5강 경쟁자인 KIA도 임기준, 김윤동이 9월 이후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분투했지만 마무리 윤석민의 막판 부진이 아쉽다. 9월 이후 승리없이 4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9.90에 이른다. 부상 복귀 후 아직 제 구위를 되찾지 못한 가운데서도 다양한 구질과 경험을 통해 마무리 자리에 연착륙하는 듯 했지만 시즌 막바지로 가며 힘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다. 팻딘과 임기영 등 선발 요원들도 불펜을 오가고 있지만 성적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강한 마무리, 강한 불펜은 모든 팀 선수들에게 ‘막판까지 버티면 추격·역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롯데는 그렇게 상승세를 이었다. KIA가 9일 롯데전과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을 불펜의 난조 끝에 내준 점과 대조적이다. 다만 박빙의 승부를 오래도록 지켜낸 불펜 투수들을 마지막 한 주동안 잘 관리하지 못한다면 롯데에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KIA도 부진한 윤석민을 대체할 마무리 카드를 찾아야 5위 싸움에서의 우위를 되찾을 수 있다. 이 ‘마무리·불펜’ 싸움에서 이기는 팀이 시즌 마무리를 더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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