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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ㆍ오유진 "최정 꺾자고 뭉쳤는데 우승까지 했어요"
- 출처:중앙일보|20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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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타도 최정‘을 목표로 뭉치게 됐는데, 드디어 우승까지 해서 기쁩니다." (김지석ㆍ오유진)
김지석ㆍ오유진 페어가 호흡을 맞춘 지 3년 만에 SG배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회 SG배 페어바둑최강전 결승에서 김지석ㆍ오유진 페어가 전용수ㆍ김노경 페어를 163수 만에 흑 불계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 3000만원.
김지석ㆍ오유진 페어는 랭킹 시드로 본선 32강부터 출전해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지현ㆍ최정‘에게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박경근ㆍ장혜령, 최철한ㆍ오정아, 송태곤ㆍ박지은 페어를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김지석은 "3년 연속 팀을 하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호흡이 잘 맞는 편인 거 같다"고 말했다. 오유진 6단은 "김지석 9단과 3년 만에 첫 우승을 하게 돼 기쁘고 내 실수에도 배려해주고 잘 맞춰준 김지석 9단 덕분에 우승 할 수 있었다"며 김지석 9단에게 공을 넘겼다.
둘이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에 대해 김지석 9단은 "3년 전 우연히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최정-박승화 페어가 SG배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무렵이었다. 오유진과 식사하던 자리에서 함께 힘을 뭉쳐서 최정을 타도해보자고 했고, 바로 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김지석-오유진은 호흡을 맞춘 첫해인 2016년 6기 대회에서 승승장구해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최정- 박승화 페어. 단숨에 목표를 이룰 기회가 찾아왔지만 아쉽게 패했고, 최정-박승화는 2년 연속 SG배 우승을 차지했다. 김지석-오유진은 다음해에 열린 7기 대회에도 팀을 이뤄 참가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고 탈락했다.
그간 호흡이 맞지 않거나, 패배해서 팀 분위기가 어색해진 적은 없느냐고 묻자 김지석 9단은 "특별히 분위기가 안 좋아진 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나는 공격적인 줄 알고, 유진이는 수비적인 줄 아는데 호흡을 맞추면서 나보다 유진이가 더 공격적이란 걸 알게 됐다"며 "바둑을 두면서 그렇게까지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나는 생각이 든 적이 몇 번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유진은 "요즘 생각보다 공격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최근 들어 공격성이 높아진 거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최근 오유진은 여러 대회에서 성적이 좋다. 퓨쳐스리그 등 남자들과의 승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혹시 바둑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서 공격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유진은 "그런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 공격적으로 두다가 허무하게 망하는 때도 잦아서 그런 부분을 많이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에 비하면 통합기전 등에서 성적이 좋아진 것 맞다. 하지만, 초반에 좋게 시작했다가 최근 연패하고 있어서 아직 완전히 성적이 좋아졌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거 같다"고 덧붙였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김지석 9단은 "세계대회에서 잘하고 싶다. 나에게는 천부배와 춘란배 두 개가 남았다. 남은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전했다. 오유진 6단은 "2016년 제7회 궁륭산병성배 우승한 이후로 세계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거 같다. 다음 달부터 열리는 궁륭산병성배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이 팀을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을까. 김지석 9단은 "일단 나는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유진이가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웃으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