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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여성 레이서 김태희, 성장 속도는 ‘초 스피드’
출처:OSEN|20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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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성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름, 김태희가 모터스포츠계에 떴다. 물론 배우 김태희는 아니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레이서 김태희(36)다.

김태희가 모터스포츠계에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 5월 27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8 엑스타 슈퍼챌린지’였다. 13바퀴를 도는 ‘슈퍼스파크’에서 첫 출전한 김태희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레이스로 남성 드라이버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그로부터 채 보름이 지나지 않아 김태희의 이름은 또 나왔다. 6월 11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2018 현대 아반떼컵 내구레이스’였다. 아반떼컵 내구레이스는 메인 드라이버 1명과 세컨드 드라이버 1명이 참가해 약 300km를 연속해서 달리는 경기다. 인제 스피디움을 무려 77바퀴나 돌아야 한다. 김태희는 박동섭 선수와 짝을 이뤄 3시간에 걸친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골인했다.

이 정도로 성과를 낼 정도면 꽤 지명도가 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여성 레이서 김태희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그런 김태희가 15일,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4라운드가 열린 인제 스피디움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는 여성 레이싱 팀 ‘나투어’ 소속이 돼 있었다. 출전 종목도 SUV 차량으로 승부를 가리는 ‘R-300’이었다.

 

 

원래 ‘나투어’는 전난희 감독 겸 선수와 권봄이, 한명희로 구성 된 팀이었다. 그런데 대외활동이 많은 권봄이가 스케줄 맞추기가 어려워 지난 달 넥센스피드레이싱 3라운드를 마치고 팀을 함께 하기 어려운 사정을 호소했다. 어쩔 수 없이 권봄이가 빠지고, 김태희와 임두연이 새로 합류했다. 그리고 감독 겸 선수로 활동하던 전난희도 팀을 이끄는 임무에 전념하기로 했다. 사실상 선수 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결국 ‘나투어’ 레이싱 팀은 전난희 감독을 중심으로 한명희 김태희 임두연, 3명의 레이서가 포진하는 구조로 재구성 됐다.

 

 

‘낭중지추’ 김태희는 넥센스피드레이싱 첫 등장부터 화끈했다. 15일 오전에 치러진 R-300 예선전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분 55초149의 랩타임이었다. 그러나 김태희는 다른 대회(아반떼컵 내구레이스) 우승자에게도 피트스루 의무 핸디캡을 준다는 대회 조항 때문에 결승에서는 성적을 내기가 어려웠다.

김태희는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피트스루 핸디캡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올해 남은 2개 라운드에서는 반드시 눈에 띄는 성적을 내 보이겠다”고 말했다.

 

 

여성 레이서로 갑작스럽게 수면 위로 솟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여러 해 동안 기본기를 다지고 있었다. 바로 작은 모터스포츠로 불리는 ‘카트’였다.

김태희는 “몇 해전 제주도에 놀러 갔다가 카트를 처음 경험한 뒤 그 짜릿한 맛을 잊을 수 없게 됐다. 카트를 계속해서 즐길 수는 없을까 궁금해하던 차에 파주에 카트 경기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때부터 카트 마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카트 레이싱에 입문한 김태희는 3년간 레이싱의 기초를 닦았다. 물론 카트만 잘 탄다고 바로 전문 레이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슈퍼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는 레이서 정연일이 있었다.

정연일 선수를 ‘쌤(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김태희는 “정연일 쌤의 큰 도움이 있었다. 레이스에 대한 사전 지식부터 경기 요령까지 하나하나 일러 주었다. 거의 매일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실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태희의 본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서버 경량화 잡업을 주로 맡아 일한다는 김태희는 “프로그래머의 꼼꼼함이 드라이버의 섬세함과 일맥상통하는가 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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