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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는 잔인하잖아요"..박승희가 꼽은 '패션이 좋은 이유'
- 출처:OSEN|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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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26)는 은퇴식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선수로서의 은퇴일 뿐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을 스스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박승희는 10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HS VILLE에서 가진 ‘2018 스포츠토토빙상단 시즌 하례식 및 워크숍‘에서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가 마련한 은퇴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승희는 앞으로 미술이나 패션에 관심을 두고 집중할 예정이다. 준비 단계가 좀 걸리겠지만 평생 직업이 될지 모를 패션을 향해 차근차근 다져가며 알아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승희에게 스포츠와 패션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스포츠가 잔인하고 힘든 것이 끝나자마자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패션은 순위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매니아도 있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분명 계실테니까"라고 대답했다. 순위보다는 호불호로 갈리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받아왔을 순위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느껴졌다.
디자이너 푸시 버튼의 팬이라는 박승희다. 박승희는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유니폼을 디자인할 생각은 없냐‘는 농담에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을테니 하면 안될 것 같다"고 쿨하게 웃어보였다.
박승희의 또 다른 목표는 바로 ‘일반인‘이었다. 박승희는 ‘운동은 안하냐‘는 말해 "복싱을 하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하며 "살을 빼야 한다. 이제 일반인이 돼야 한다. 17년 동안 하체가 좋다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은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과 살이 함께 빠지는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박승희에게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어떻게 다를까. 쇼트트랙은 소치 대회 전까지 매달렸던 종목이었다. 반면 스피드는 소치 대회 이후 4년간 집중했던 종목이다.
박승희는 "평창 때 내 종목을 마치고 쇼트트랙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남자 계주를 봤다. 그 자리에 앉아 있으니 쇼트트랙 선수로 평창을 왔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로 채워진 경기장은 다시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년을 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1~2년 더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박승희에게 쇼트트랙은 ‘고향‘ 같은 존재였고 스피드는 여전히 ‘도전‘할 여지를 남겨뒀다. 박승희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각 종목에 맞는 몸과 근육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소치 때로 꼽은 박승희는 가장 아팠던 기억으로는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후라고 밝혔다. 박승희는 "나도 정말 힘들 수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고 허탈해했다.
박승희는 "스피드를 타면서 쇼트트랙 계주만 나갈까라는 고민도 진지하게 했다. 선발전을 쇼트트랙과 병행해서 통과된 후 개인전 말고 계주만 타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부모님께만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스피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두 종목을 병행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한 요리엔 테르 모르스(네덜란드)의 이야기도 나왔다. 박승희는 "요리엔은 쇼트트랙보다 스피드를 더 잘 탄다. 스피드가 쇼트트랙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스피드를 한 후 쇼트트랙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이 우리가 보는 네덜란드의 스피드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빨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승희의 입담은 잘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벌써부터 스포츠해설자로 오라는 권유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박승희는 쇼트트랙과 스피드 중 어느 쪽을 선호할까. 쇼트트랙을 더 선호했다. 박승희는 "스피드는 4년만으로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내겐 스피드가 도전의 차원이다. 스피드는 별로 이야기할 것이 없다. 쇼트트랙은 내가 더 오래 해봤기 때문에 설명할 것이 많다. 상황도 계속 변하고"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의 예능쪽에는 관심이 없을까. 박승희는 "안불러준다. 그렇다고 내가 일부러 나서서 ‘너무 싫어요‘라고 말할 것도 아니다. 또 내 얼굴이 그렇게 이쁜 건 아니다"며 쿨하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