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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선발승' NC 최성영, '싸움닭 기질' 보인다
- 출처:오마이뉴스|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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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8일 NC 최성영, SK전 5이닝 무사사구 5K 승리... NC 9-0 완승
NC가 2위 SK를 대파하고 한 주의 상쾌한 시작을 알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8일 통합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9-0으로 승리했다. NC는 시즌 초반 워낙 부진했던 탓에 여전히 9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날 승리로 공동 5위 LG트윈스,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줄이며 부진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16승 22패).
NC의 간판스타 나성범이 1회 메릴 켈리로부터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고 육성 선수 출신의 내야수 이원재는 8회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3일 연속 등판 후 단 이틀을 쉬고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가진 NC의 좌완 선발 최성영은 기대를 훌쩍 뛰어 넘는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챙겼다. 에이스 왕웨이중이 1군에서 제외된 기간 동안에 건진 의외의 수확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좌완 투수 수난사
김경문 감독은 두산 베어스를 이끌던 시절부터 좌완 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2004년 외국인 선수 게리 레스가 17승을 거두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듬해 일본으로 진출했고 대만을 거쳐 2008년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땐 부인의 병 때문에 6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유희관이 등장하기 전까지 베어스 역사상 좌완 최다승 기록(55승)을 보유하고 있던 이혜천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제구력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루키 시즌부터 꾸준히 1군서 기회를 주며 전략적으로 키우던 금민철(kt위즈)이 2009년 7승을 올리며 드디어 좌완 투수의 덕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두산은 2009 시즌이 끝난 후 이현승 영입을 위해 금민철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고 2009년 히어로즈에서 13승을 올렸던 이현승은 두산 이적 후 2년 동안 단 6승 만을 기록한 채 상무에 입대했다.김경문 감독은 NC 감독 부임 후에도 1군 첫 해 좌완 외국인 선수 아담 윌크를 데리고 있었다. 아담은 한국에 오기 직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유망주 랭킹 10위에 오를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투수로 김경문 감독은 아담에게 좌완 에이스로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담은 17경기에서 단 4승에 그치다가 중도퇴출 당했고 SNS를 통해 구단과 한국야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NC 외국인 선수의 흑역사로 전락했다.
아담으로 큰 낭패를 본 NC는 우완 투수들 위주로 마운드를 꾸리다가 2016년 젊고 유망한 좌완 투수 구창모를 발굴했다. 2015년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프로 2년째가 되던 2016년 4승1패1홀드4.19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구창모가 NC의 좌완 기근을 씻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한 김경문 감독은 작년 시즌에도 구창모를 주로 선발 투수로 활용했고 구창모는 7승10패5.32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구창모가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쌓으며 미래의 에이스를 꿈꾸던 2015년, NC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또 한 명의 좌완 유망주를 지명했다. 설악고 재학 시절 청소년대표 상비군에 선발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 받은 최성영이었다. 미국 무대를 경험한 나경민(롯데 자이언츠,3라운드 24순위)이나 김동엽(SK, 9라운드86순위)보다 높은 순번의 지명을 받은 최성영은 1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강원도 출신 싸움닭, 좌완 선발로서 잠재력 갖춘 유망주
최성영은 입단 첫 해부터 1군에서 7경기에 등판했지만 대부분 한 두 타자를 상대하는 원포인트나 승부가 결정됐을 때 남은 이닝을 채우기 위한 역할에 그쳤다. 2017년에는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로 개막엔트리에 포함되는 행운을 누렸지만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53으로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눈에 보이는 부진한 성적보다는 최성영이 마운드에서 보여준 대담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한 경기 등판에 그친 최성영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구창모가 4경기에서 2패 5.71로 부진하며 불펜으로 내려갔고 군복무를 마친 노성호도 믿음직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지난 2일 최성영을 1군으로 불렀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일 넥센전에서 1이닝1실점을 기록한 최성영은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두 타자만 상대하고도 9회 타선의 폭발로 행운의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5일 경기에서도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던진 최성영은 8일 SK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를 가졌다. 3일 연속 등판해 45개의 공을 던진 투수가 단 이틀을 쉬고 다시 선발로 예고된 것이다.
지난 어린이날 이틀 휴식 후 선발 등판했다가 1.2이닝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던 김건태의 사례가 있었기에 어린 최성영의 선발 등판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최성영은 5이닝 동안 팀 홈런 1위(62개)를 달리고 있는 SK 타선을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으며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지난 3년 동안 36승을 거둔 SK의 에이스 켈리와의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1997년생 최성영은 고교 시절부터 그리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고 프로 입단 후에도 구속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하지만 얻어 맞는 한이 있어도 주자를 쌓아두진 않겠다는 ‘싸움닭 기질‘은 여느 베테랑 투수들 못지 않다. 이제 막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투수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최성영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더불어 김경문 감독의 오랜 염원이었던 든든한 좌완 선발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유망주임엔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