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김성근 vs 한용덕 야구, 한화의 비슷한 듯 다른 초반 돌풍
- 출처:스포츠한국|2018-04-13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처음 잡았던 2015시즌 한화는 리그 흥행의 중심에 선 팀이다.
비록 68승76패(6위)의 최종 성적으로 가을 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7월 일정이 끝날 때까지 48승45패, 5할 승률을 넘어서며 한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 해 한화는 포기를 모르는 팀이었다. 후반기 들어 여러 부작용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지만 전반기만 놓고 보면 역전승 1위(27승),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 3위(0.243) 등을 차지하며 강력한 뒷심을 발휘했다.
또한 선발 전력이 떨어졌고 부상자가 속출한 탓에 퀄리티스타트는 리그 최하위, 퀵후크는 최다 1위에 올라 있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승패를 떠나 중독성있는 야구를 선보여 ‘마리한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2018시즌의 한화도 초반 돌풍이 심상치 않다. 15경기를 소화한 현재 한화는 8승7패로 전체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IA를 무려 2083일 만에 스윕으로 잠재우는 등 파죽의 4연승 속에 또 한 번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총 8승 가운데 5차례 역전승(2위)을 챙겼고,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의 승률(0.333, 3승6패)도 3위다.
선발 전력은 여전히 떨어지는 편이다. 실제 선발 평균자책점 7.40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쳐있고, 퀄리티스타트 4회도 오직 롯데(2회)에게만 앞서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송은범 등 롱릴리프를 중심으로 불펜진이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으며, 타선의 집중력도 나쁘지 않다. 뒤져 있는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도 많다. 특히 3년 전보다 희망을 주는 요소들이 더 많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2015시즌과 2018시즌의 초반 15경기를 나란히 비교해봤을 때 먼저 과거에는 무려 절반에 가까운 7차례나 퀵후크가 있었다. 올해는 퀵후크 4회로 극도의 부진을 겪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그나마 선발진에게 이닝을 최대한 끌고 가도록 하고 있다.
물론 경기당 투수 사용은 과거 5.33회(1위)에서 5.20회(1위)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송은범 정도를 제외하면 책임지는 이닝 부담이 좀 더 고르게 분산됐다. 송은범조차도 연투는 한 차례 뿐이었다. 3년 전 15경기까지 송은범과 비슷한 이닝을 던졌던 권혁이 무려 4번의 연투, 한 차례 3연투를 가진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마운드 운용을 김성근 전 감독보다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는 한용덕 감독이다.
희생번트 역시 3년 전 15경기에서 총 16번(1위)이나 나왔다면 올해는 단 1회(10위)에 불과하다. 대신 도루 시도를 비롯해 아웃카운트를 소모하지 않고 한 베이스를 더 노리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훨씬 늘었다. 물론 발 빠른 선수가 여전히 많지 않아 주루사 빈도 역시 4회에서 8회로 두 배나 증가했지만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달리면서 득점 연결 과정 루트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비시즌부터 김성근 감독이 지옥 캠프 일정을 감행했다면 한용덕 감독은 건강 캠프를 통해 선수 부상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올해도 변함없이 부상자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구 등 불가항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예방 가능한 차원에서는 현재까지 큰 탈 없이 일정을 소화해나가고 있다.
또한 올해는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면 몸상태가 갖춰지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투입시키며 총력전을 펼치지 않는다. 2군에서 가다듬을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키는 등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조바심 속에서 부상자 악순환을 끊지 못한 3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현재까지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심리전을 즐겼던 김성근 감독과 달리 한용덕 감독은 부드러운 덕장 이미지 속에 선수들을 최대한 믿고 레전드 코치진들과 함께 소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일장일단이 있는 대목이지만 적응이 필요한 외국인들과 젊은 선수들은 한 감독의 방식에 큰 힘을 얻고 있다.
물론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영건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균 연령이 대폭 낮아진 가운데 성적 뿐 아니라 세대 교체 측면에서도 자연스러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 15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앞으로 위기의 순간도 찾아올 가능성이 높지만 한 감독이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는 한화의 돌풍은 분명 예사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