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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벤슨의 작심 발언 "심판을 그만 속이고 농구를 하라"
출처:CBS 노컷뉴스|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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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막판에 안영준 선수와 말을 주고 받은 것 같았는데 어떤 말을 나눴나요?"

10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끝난 원주 DB와 서울 SK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나고 취재진이 DB의 해결사 디온테 버튼에게 건넨 질문이다.

버튼은 "(상대 선수의) 플랍이 있었고 별 말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플라핑(flopping)‘이라는 농구 용어가 있다. 과장된 동작으로 심판을 속여 자신과 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는 행동을 의미한다.

DB가 3점차로 앞선 4쿼터 막판 버튼이 전담 마크맨 안영준을 뿌리치고 인바운드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그의 오른팔이 안영준의 목에 닿았다. 안영준은 큰 충격을 받은듯 뒤로 크게 넘어졌다.

만약 버튼의 공격자 반칙이 선언됐다면 SK가 마지막 동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심판은 즉각 경기를 중단하고 비디오 판독을 선언했다. 버튼의 공격자 파울 여부를 확인했다. 심판은 공격자 반칙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DB의 공격으로 경기를 재개했다. DB는 결국 94-89로 이겼다.

버튼과 그의 동료 로드 벤슨은 안영준의 막판 행동이 심판을 속여 반칙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였다고 확신했다. 버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벤슨은 작심한듯 말을 쏟아냈다.

벤슨은 "농구는 힘 싸움을 벌이는 종목이고 거칠게 플레이하는 경기다. 그 과정에서 상대 선수들의 플라핑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거짓으로 부상 부위를 짚으면서 반칙을 유도하는 부분이 너무나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난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벤슨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토로하면서 목을 잡고 뒤로 넘어지는듯한 제스쳐를 반복했다.

국내에서는 지도자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플라핑 기술을 가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벤슨은 "미국에서도 플라핑 기술을 가르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상대 선수가 골밑으로 파고 들어올 때 미리 자리를 지켰다가 충돌 후 뒤로 넘어지는 동작을 시키기는 한다. 공격자 반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

공격자 반칙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능력 중 하나로 여겨진다. NBA에서는 공격자 반칙 유도 횟수를 따로 집계한다. 토론토 랩터스의 카일 라우리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라우리가 플라핑에 능한 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벤슨은 "만약 NBA에서 코트에 들것이 들어온다면 분명 선수가 병원에 가야할 정도로 크게 다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수들이 넘어져 경기가 자주 중단되고 들것이 들어와도 실려나가는 선수는 없고 멀쩡하게 걸어나가는 장면이 계속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과장된 동작과 함께 아픈 척 코트에 쓰러지는 선수가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KBL에서 오래 뛰었고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벤슨은 "솔직히 내가 처음 KBL 무대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과거 내가 속한 팀에도 플라핑을 하는 선수가 몇몇 있었다. 플라핑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기를 이기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영준이 실제로 플라핑을 시도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벤슨과 버튼은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벤슨의 메시지를 들은 SK도 할 말이 있을 수 있다. 플라핑은 KBL 무대에서 만연한지 오래다. 한국 농구에 오랜 기간 누적된 폐단이기도 하다.

KBL 심판이 경기 도중 선수의 페이크 파울(반칙을 당하는 척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하는 행위) 여부를 판단, 지적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의 ‘헐리우드 액션‘을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페이크 파울은 수많은 논란을 낳았지만 KBL 사무국이 심판을 속이는 선수들의 과장된 동작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과거 NBA는 선수의 플라핑에 대해 사후 징계 및 영상 공개를 통해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은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심판을 속이려고 하는 선수들의 과장된 동작이 용납될 수는 없다. 이는 심판을 넘어 농구 팬을 기만하는 행위다.

마지막으로 벤슨은 "왜 요즘 관중이 줄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그냥 농구를 하라(Just play the game)"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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