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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하는 FA' 이우민의 진심, "은퇴 말고 야구가 하고 싶었다"
- 출처:스포츠동아|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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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 이우민(35·전 롯데)은 야구감독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 동물적 수비감각, 민첩성, 성실함까지 겸비했다. 이우민의 굳은살 박혀있는 손바닥은 곧 야구를 대하는 그의 진정성이었다.
이런 이우민에게 프로 입단 17년 만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주어졌다. 먼 길을 돌아왔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더니 닿았다. 그러나 남들에게는 축복이, 그에게는 번뇌의 첫머리였다. FA 권리를 행사하느냐, 롯데에 잔류하느냐 차원이 아니었다. 현역 생활을 계속하느냐, 접느냐는 기로였다.
사정 모르는 이들은 ‘무엇을 믿고 FA를 선언했느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길밖에 없었다.
FA를 앞두고 이우민은 롯데 관계자와 회동했다. 롯데 측은 “현장이 2018시즌 전력으로 넣지 않는 것 같다. 은퇴를 한다면, 코치직을 마련해주겠다”고 정중히 제의했다. 올 타임 롯데맨에 대한 예우, 현역 커리어에서 보여준 인품을 생각할 때 아무리 정중해도 모진 말이었다. 그러나 프로는 의리로 움직이는 세계가 아니었다. 타 팀에 비해 선수를 쉽게 버리지 않는 편인 롯데라 할지라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누군가가 80억원, 90억원 FA 계약을 했다면 누군가는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이우민은 고민했다. 그러나 불확실한 길을 선택했다. 이유는 아주 단순 명료했다.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다.” 이 생각 하나만 가졌을 뿐, 계산하지 않았다. 그렇게 선언한 FA였다.
바깥에서는 ‘롯데가 FA 보상선수, 2차 드래프트를 대비한 보호 엔트리 확장 차원에서 이우민에게 선택을 권유했다’는 말도 돌았지만 아니었다. 롯데는 일찌감치 이우민에게 “FA로서 타 팀 이적 시,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보상금만 받겠다는 뜻이다. 이우민의 2017시즌 연봉은 6000만원이었다. 300%의 보상금인 1억8000만원을 지불하면 이우민을 원하는 팀은 데려갈 수 있다. FA타자 최준석(34)에게도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두 선수와 2018시즌 롯데와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 됐다. 지금으로선 두 타자가 ‘FA 미아’가 되더라도 롯데가 계약을 해줄 가능성이 희박하다.
FA 선언 후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제의를 해오는 팀은 아직 없다. 그래도 이우민은 늘 그랬듯 ‘훈련하러’ 다닌다. 이우민은 “일단 2018년 1월 31일까지 연락이 올 팀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이우민도 알지 못한다.
이제 퇴로마저 막혔다. 지금 와서 은퇴를 선언해도 이제 롯데는 코치직을 제안하기 어렵다. 코치진 구성이 완료된 단계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이우민의 소박한 꿈이 이뤄지기까지 왜 이토록 엄혹함을 견뎌야 하는 것일까. 이우민의 재능과 노력을 받아줄 곳은 어디일까. 그것이 만개할 날은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