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현주엽 데뷔전 승리 “너무 힘들다”

20년째 지휘봉 유 감독은 “매 경기 차분”

초짜 감독 현주엽과 완숙 경지의 유재학 감독이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현주엽 감독이 이끄는 창원 엘지는 14일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 원정 승리(81-74)로 시즌 첫승을 챙겼다. 2009년 선수 은퇴 뒤 개인사업과 방송계 활동을 하다가 코트로 돌아온 현주엽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따냈다. 목이 쉴 정도로 선수들을 독려한 현 감독은 “선수 때와 달리 이기기가 힘들다. 이렇게 땀이 많이 난 줄 몰랐다”고 했다.

보통 스타 선수 출신 사령탑이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 선수 시절 이미지 때문에 기대치가 높은 데다, 지도자는 선수 때의 기량과는 별개로 팀을 관리하는 용인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별 선수들을 파악하고 장악하면서 때로는 져주기도 해야 한다. 끼워 맞추기보다는 있는 자원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훨씬 차원이 높은 어려운 과제다.

더욱이 엘지는 아직도 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어 구단의 기대치가 높다.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날은 포인트 가드 김시래(17득점)의 팔방미인 활약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17일 이상민 감독의 삼성과 맞대결을 앞둔 현주엽 감독은 “오리온전에서 마무리도 깔끔하게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는 보완할 점을 잘 추슬러서 나오겠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출범 이듬해인 1998년 인천 대우 지휘봉을 잡은 이래 명 지도자 반열에 오른 유재학(54) 울산 모비스 감독은 14일 사령탑으로 1천 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날 안방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케이티(kt)전 승리(81-73)로 기쁨이 두배였다. 유 감독은 “‘그동안 참 많은 경기를 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함께 뛰었던 선수들과 프런트 직원들이 생각난다. 매 경기 차분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령탑으로 20번째 시즌을 맞은 유 감독의 통산 전적은 569승 431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