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많은 것이 걸렸다. 신태용호가 풍전등화의 한국 축구 운명을 걸고 우즈베키스탄 정벌에 나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10차전을 치른다.

지난해 9월부터 러시아행을 목표로 달려온 최종예선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물론 조 3위가 돼 B조 3위와 대결하고 또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분명히 말했다.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플레이오프는 없다"라고.

:: 그래도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조 2위로 유리한 한국은 여전히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동안 한국은 최종예선서 4승2무3패(승점 14)로 3위 시리아, 4위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12)에 앞서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승리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잡으면 별 고민 없이 계산이 끝난다. 하지만 비길 경우 동시간에 열리는 이란-시리아전을 살펴여 한다. 현재 한국은 시리아에 승점 2점이 앞서지만 골득실이 +1로 같아 우즈베키스탄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잡으면 득실차로 2윙를 내준다.

패하면 복잡해진다. 시리아가 이란을 꺾으면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이 각각 2,3위가 돼 한국은 4위로 예선탈락한다. 패하더라도 이란-시리아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3위로 아직 플레이오프를 생각해야 한는 단계다. 여러모로 상대 경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 원정 무승을 깨면 모두 해결된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우즈베키스탄 취재진은 신 감독에게 뼈있는 질문을 했다. "최종예선 들어 원정서 1승도 없는데 어떻게 내일 경기 승리를 확실하는가?"

사실이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서 안방 호랑이 였다. 한국은 그동안 거둔 4승을 모두 홈에서 기록했다. 반대로 제3국 경기를 포함한 4번의 원정경기는 1무3패에 머문다. 이란~중국~카타르전을 내리 패해 원정 3연패에 빠져있다.

우즈베키스탄이 목소리를 높일 만한 기록이다. 그 끝에 우즈베키스탄 원정이 있다. 1승이다. 딱 한 번만 이기면 원정에서 힘을 못 써왔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징크스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 전술의 대가, 신태용의 선택은?

스리백일까 포백일까.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야 하는 신 감독은 전술 변화로 해답을 찾아낼까. 신 감독 앞에 두 가지 안이 생겼다. 기존처럼 포백을 중심으로 안정감 있는 경기를 풀어가느냐, 아니면 스리백으로 변화를 줘 우즈베키스탄이 예상못한 부분을 찌를 것이냐의 갈림길이다.

대표팀에 스리백 가능성이 생긴 이유는 오른쪽 수비수 최철순의 결장 때문이다. 최철순은 이란전에서 경고를 받아 최종예선 동안 2장을 누적해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서지 못한다. 이 자리를 채울 이로 고요한이 거론되는 가운데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어 선택의 고충이 따를 수 있다.

고요한은 과거 우즈베키스탄 원정서 잔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자주 미끄러진 한을 풀기 위해 쇠로 된 스터드가 박힌 축구화 2개 등 총 5개를 이번 원정서 챙기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고요한이 오른쪽에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지게 될지 결정은 오로지 신 감독의 몫이다.

:: 최종 목표는 러시아, 어게인 1997

우즈베키스탄전은 여러 경우의 수, 다양한 접근법이 있지만 결론은 하나다. 월드컵 진출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당장 1경기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그것이 수비적인 경기든 공격적인 경기든 상관이 없다.

타슈켄트 하늘 아래서 태극기를 펼쳐야 한다. 1997년 당시 차범근호가 그랬던 것처럼 신태용호도 본선행을 확정해야 한다. 한국은 1998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서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떠나 5-1로 크게 이기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야 한다. 지금 상황은 그때와 180도 달라져 최종전까지 한치 앞을 알 수 없지만 그리는 결과는 같다. 20년 만에 다시 타슈켄트서 월드컵행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중요하다.